김병관·장경태·이동학 "더민주 청년최고위원 적임자는 나"

입력 : 2016-08-25 오후 6:18:40
[뉴스토마토 최한영 박주용기자] 오는 27일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는 당대표와 함께 노인·여성·청년 최고위원도 함께 선출한다. 더민주는 이번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최고위원이 각 부문 위원장직까지 겸임하는 것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선출되는 청년최고위원은 법률안을 포함한 당 주요정책에 관한 심의·의결권을 갖는 동시에 당내 청년조직의 확대와 청년정책 수립, 교육시스템 강화 등의 업무까지 수행하게 된다. 최근 정치권에서 청년층의 마음을 잡기 위한 노력에 나서는 가운데 신임 청년최고위원에게 주어지는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청년최고위원 선거에는 장경태·이동학·김병관(기호순)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전당대회 당일 대의원 투표를 남겨둔 각 후보들은 자신이 당선되면 청년들의 권익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내년 대선과정에서 청년층의 지지를 불러오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김병관 “청년위, ‘팀플레이’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꿀 것”
 
지난 총선에서 ‘험지’인 경기 분당갑에 출마·당선된 김병관 의원은 게임업체 ‘웹젠’을 창업해 성공한 벤처사업가로 유명하다. 그는 총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넉넉지 않은 집안형편 때문에 저는 이를 악물고 공부해서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시절 컴퓨터에 빠져서 프로그래머가 됐고, 사회에 나와서는 연봉 960만원을 받으며 첫 직장을 다녔다”고 자신을 소개한 바 있다.
 
25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도 스스로를 “흙수저에서 성공한 사람중 하나”라고 소개한 김 후보는 “그래서 청년들의 문제에 대해 더 공감하고 같이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연설을 하면서도 ‘인생 선배로서, 친구처럼 옆에서 함께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그는 “이번에 당선되는 청년최고위원은 대한민국 청년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내가 그런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최고위원 출마에 나선 이유 중 하나로 그는 “그간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당 청년위를 상시적으로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청년위가 역할을 못했던 이유를 ‘위원장 한 명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언주·박홍근 의원이 열심히 했을 때는 청년위가 돌아가는 듯 하다가 후임 청년위원장이 국민의당으로 가버리니 조직이 유명무실화됐다. 위원장에 의존했던 청년위를 팀플레이 조직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정비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는 중앙청년위라는 조직에 위원장이 한 명 있고 84명이 참여하는 청년위 운영위원회가 있다. 84명이 상시적인 회의나 일을 하기가 어렵다. 실질적으로는 당 청년국 내 상근직원 두 명이 일을 하는 상황인데 청년위가 상시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조직정비가 되어야 한다.”
 
대안으로 그는 현 청년지방의원협의회 조직 일부와 각 시·도당 청년위원장, 대학생위원회가 참여하는 이른바 ‘청년최고위’ 신설을 제시했다. 현재 별개로 되어있는 각 조직이 모여 수시로 회의하고 청년의 문제를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 시·도당에서 간담회를 하고 모아진 의견이 올라올 수 있는 통로가 되는 등의 순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유일한 40대인 점이 청년과의 괴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경험을 했기에 청년들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후보들의 경우 당내 청년문제와 함께 일자리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대학등록금부터 결혼, 자식교육, 육아 등 다양하다. 경험자인 나의 이해도가 더 높을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가 속한 성남시가 ‘청년배당’, 서울시가 ‘청년수당’ 문제를 놓고 중앙·지방정부와 갈등하는데 대해서는 “싸울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가 청년 취업정책을 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 지자체에서 별도 사업을 하는 것이다. 지자체별로 필요한 정책이 있으면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노인문제가 훨씬 심각해서 노인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아닌가. 거기서 좋은 정책을 국가가 가져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서울과 성남의 정책이 정부보다 좋다’는 식의 틀을 들이대는 것도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김병관 후보는 "지금까지 청년위는 위원장 한명에 의존한 조직이었다"며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김병관 후보 제공
 
장경태 “10여년 간 쌓은 당내 경험, 이제는 끌어낼 것”
 
“지난 10여 년간 당내에서 다양한 고민과 준비를 해왔다. 지금까지의 준비를 바탕으로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내 대학생위원회 초대위원장 출신인 장경태 후보는 이후 각종 공직후보자 공천심사와 선거관리, 홍보·정책 등의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해왔다. 당 밖에서 기업이나 협동조합을 이끈 경험도 있다. 그는 “지금까지의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청년위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조직으로 확대 개편·발전시킬 수 있는 노하우를 갖췄다”는 말로 자신을 소개했다.
 
대선 승리를 위한 ‘청년정부’ 신설 공약을 내세운 그는 현재 청년위의 부위원장, 운영위원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건설적으로 해체하겠다는 방침을 나타냈다. 청년정부 하에는 각각 대선승리와 집권비전을 제시하는 플랫폼으로 ‘청년당’과 ‘청년처’를 두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청년당을 통해 능력 있는 청년들이 정당에 들어와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고, 청년처는 집권 후 청년정책 집행의 비전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 더민주 집권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이 청년들과 함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접근법이다.”
 
정책의 실현 가능성 여부에 대해 그는 “당 예산의 5%만 있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한정된 당력을 효율적으로 조직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정권교체의 시작이고 청년위원장 후보가 제시해야할 그림이다. 이러한 일에 반대할 당내 구성원이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청년위가 당면한 문제들은 위원장 한 명이 개인기로 돌파하는 방식으로는 해결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원외 인사이기에 오는 단점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내 목표는 청년위를 시스템화 하는 것이다. 청년정책을 원내인사인 청년위원장이 만들고 법안을 발의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위원 신분으로 당 정책위의장과 전문위원들을 통해 추진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
 
그는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면서도 다소간의 아쉬움도 나타냈다. “김병관 후보는 본인만의 성공신화가 존재하지만 성공한 기업가의 삶을 살며 평범한 청년들과는 괴리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동학 후보는 정당 내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왔지만 청년위에 대한 구상과 전략이 추상적이라는 느낌이다.”
 
장경태 후보는 "10여년 간 당 내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을 끌어내 청년위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장경태 후보 페이스북
 
이동학 “보통의 청년 대변할 후보 뽑아야”
 
“이 친구 연설 잘하대”
 
지난해 우상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당시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이동학 후보의 연설을 보고 이같이 언급했다. 우 원내대표가 이 후보의 대본을 읽지 않은 즉흥적인 연설에 큰 감동을 받은 듯한 모습이었다.
 
당에서 혁신위원을 맡았던 이 후보는 지난해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에 출마했지만 아쉽게 낙마한 경험이 있다. 20대 총선에서는 노원병 예비후보로 활동했고, 현재는 다준다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이 후보는 이번에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청년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현장으로 ▲더불어 대학을 설립해 미래로 ▲청년지방의원 1000명 양성으로 리더를 키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후보는 “청년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청년들이 부당함에 둘러싸여 있는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서 문제를 발굴해내고, 당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요즘 온오프 대학이 많이 뜨고 있다. 현재 청년스쿨이라는 것을 간헐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을 전국화 시켜서 전국적으로 당원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학습할 수 있는 장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청년위원회가 선거 때만 필요한 조직이 아님을 당내에 인식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청년위원회를 향한 당내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청년들 대다수가 힘들어할 때 우리가 당에서 얼마만큼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했는가”라며 “이 부분을 청년위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외인사로서 입법안 발의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거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입법안을 발의까지는 할 수 있지만 통과까지는 의원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다”며 “청년들의 의지와 에너지를 청년위 차원에서 모아내고 거기에 발걸음을 함께 하는 의원들을 더 많이 모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보통의 청년을 대표할 수 있는 후보를 위원장으로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현재 3명의 후보 가운데 당에서 13년간 활동하면서 가장 청년들의 고민과 어려움에 공감할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했다.
 
그는 “정권교체의 선봉에 서서 보통 청년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청년위원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보편적인 청년을 성공시킬 수 있는 정당이 돼야만 우리가 많은 청년들을 함께 끌고 대변할 수 있다”며 “정권교체의 밀알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동학을 꼭 선택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동학 후보는 자신을 "당에서 13년간 활동하면서 청년들의 고민과 어려움에 가장 공감할 수 있는 후보"라고 자평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박주용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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