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쿠첸이 31일 국내 최초로 ‘불조절 IR(적외선) 센서’와 ‘3단 IH(자기유도가열)’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 ‘명품철정 미작’을 선보이고 프리미엄 밥솥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쿠첸은 이날 오전 서울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비자가 원하는 밥맛을 구현하기 위해 18개월간의 연구를 통해 제품을 개발했다”며 “기존의 일반밥, 중간밥, 찰진밥으로 분류됐던 밥맛에서 가마솥밥, 돌솥밥, 뚝배기밥 등 세분화된 밥맛 메뉴를 추가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불조절 IR센서로 기존 밥솥의 비접촉센서와 비교해 온도를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했고, 3단 IH로 가열면적을 25% 넓혀 진정한 가마솥 통가열을 구현했다”면서 “밥맛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인 불조절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희 쿠첸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2016쿠첸신제품발표회’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쿠첸
미작에는 쿠첸의 신규 특허 7건을 포함해 총 33가지 기술이 적용됐다. 쿠쿠와 대법원 소송 중인 ‘전기밥솥 안전장치 특허’도 사용됐다. 쿠첸 관계자는 “우리가 당연히 소송에 이길 것이라 생각하고 적용했다. 미리 지고 들어갈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대희 대표도 기자와 만나 “특허청에 다 물어보고 한 것인데 괜히 소송이 붙어 변호사비로만 10억원 이상 들어갔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업계에서는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끝도 없다”면서 “쿠첸은 LG전자 밥솥사업을 인수하고 웅진쿠첸도 합병해 특허 숫자에서 쿠쿠보다 앞선다”며 상황에 따라 보유 중인 특허권을 적극 행사할 의지도 내비쳤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쿠쿠는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다. 우리의 진정한 경쟁자는 ‘햇반’과 같은 인스턴트 밥”이라면서 “현재 전체 밥솥시장 1위는 쿠쿠이고 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우리는 2등 전략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한 전기레인지에 대해서는 큰 기대감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가정용 가스레인지가 전기레인지로 서서히 바뀌어가는 추세”라며 “우리는 자체 기술력을 확보했고 가격경쟁력도 높다. 재개발 아파트 빌트인 등 B2B 시장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쿠첸은 지난해 9월 기존 리홈쿠첸의 리빙사업부가 독립해 신설됐다. 분리된 이후 쿠첸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액 637억원, 영업손실 4700만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충족치 못했다. 3만원대였던 주가도 전일 종가 1만2850원까지 밀려났다.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른 역량 분산과 후발주자들의 가세로 치열해진 시장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쿠쿠의 벽도 여전히 높다.
그러나 이 대표는 “분리하고 조직이 가벼워져 시장에 더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오는 2017년 매출 3300억원, 2020년에는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