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국내 헤지펀드 시장 확대로
NH투자증권(005940)이 독주하고 있는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점유율 순위체제에 일정 부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변화 바람이 감지되는 배경엔 최근 높은 점유율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증권(003450)과 새롭게 PBS 사업에 뛰어들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있다. 시장 규모 확대로 나눠먹기식 무한경쟁이 본격화할지, 상위권 쏠림이 심화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PBS 업무를 독점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5개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이 국내 헤지펀드 총 설정액(6조1407억원)의 36.6%(2조2485억원)를 점유하고 있다. 설정액 규모가 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멀티에셋자산운용 신규 헤지펀드의 PBS를 맡게 되며 점유율을 확대, 수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결과다.
삼성증권(24.3%·1조4937억원),
미래에셋대우(006800)(18.9%·1조1628억원) 등이 설정액 1조원대 PBS 계약을 따냈고 이어 한국투자증권(13.2%), 현대증권(7.0%) 순이다. 지난 7월 말까지도 1%대 점유율에 그쳤던 현대증권의 경우 KB투자증권 합병에 따른 KB금융지주 리테일망 활용 수혜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또 현대증권이 최근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NH투자증권 헤지펀드의 PBS로 선정된 점도 점유율을 키웠다.
PBS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신용공여 등을 제공하는 업무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만 할 수 있는 사업으로 지난해 유상증자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얻은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관련 업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근래 조직개편을 통해 PBS 준비팀을 구성했다"며 "앞서 ARS(롱숏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 등을 출시해 시장에서 히트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연내 8조원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결국 PBS 순위 변동의 신호탄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신규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밀면서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또 한 번 몸집을 불리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점이다. 최근에는 증권사 인하우스 헤지펀드까지 가세했다. NH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에 이어 지난 2일 코리아에셋투자증권도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등록을 마치고 공모주와 부동산에 투자하는 헤지펀드 출시를 예고했다.
업계는 시장 파이가 커지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위축된 금융투자업계에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감과 더불어 모험자본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 전체 파이를 키우는 일에 집중할 때고 일련의 과정을 통해 PBS 업무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각 증권사 PBS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영향력을 확대하다 보면 국내 PBS 전체 시장의 위상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PBS 업무의 기반 확대를 위해선 해외진출로도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PBS는 비즈니스 범위가 넓기 때문에 위험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어야 하다보니 전문적인 종합금융투자회사만이 가능한 사업"이라며 "다만 아시아에서 PBS 업무를 확대, 업그레이드하려면 여기서 그치지 말고 자본규모 확충을 통해 홍콩이나 일본 등 아시아 허브에 지점을 확장하는 등 해외진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PBS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1대 1 네트워크 비즈니스인 만큼 인력 영입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 확대로
NH투자증권(005940)이 독주하고 있는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점유율 순위체제에 일정 부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