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직격탄’…부품사 ‘전전긍긍’

배터리 안정성 문제 직결…삼성SDI 책임론 불가피

입력 : 2016-09-04 오후 2:59:41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갤럭시노트7 폭발 원인이 배터리 결함으로 밝혀지면서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006400)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고동진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조사 결과 배터리 셀 결함이 폭발의 원인이었다고 말했지만 특정 배터리 제조사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갤럭시노트7은 삼성SDI와 중국 배터리 제조사 ATL의 제품을 혼용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갤럭시 노트7의 품질 분석 조사결과를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소형 배터리 1위 삼성SDI…갤노트7 폭발로 ‘안전성’ 타격
 
삼성SDI는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탑재되는 중소형 배터리 분야 글로벌 1위다. 같은 삼성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배터리 공급을 도맡고 있다. 케미칼사업부문을 롯데에 매각하고, 명실상부한 배터리 업체로 재탄생키 위해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로 안전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으려 했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안전성 문제는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까지 타격을 가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LG화학(051910)과 함께 중국 전기차 버스에 탑재되는 중대형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에 막혀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삼성SDI와 LG화학이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방식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최근에는 5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 심사가 미뤄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사정이 더 다급해졌다.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무역보복 논란까지 더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이번 사태를 한국산 중대형 배터리의 안정성 문제로 트집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은 기존 리튬인산철(LFP) 제조에서 벗어나 삼원계 기술개발의 시간을 벌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에 매출 1조3172억원, 영업손실 542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를 냈지만 영업손실 규모를 1분기(7038억원)보다 크게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던 터였다. 하반기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줄줄이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나갔지만, 이번 사태로 하반기 실적 전망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LG화학의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이마저도 제한적이다.
  
디스플레이·카메라 모듈·인증 업체까지 '불안'
 
갤럭시노트7의 폭발 원인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디스플레이·카메라 모듈을 비롯해 인증기관들까지 주요 부품사들의 직간접적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갤럭시노트7의 판매 중단과 리콜로 부품 공급이 지연될 수밖에 없게 된 데다, 생체인증의 대중화도 예상보다 일정을 늦추게 됐다.  
 
갤럭시노트7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슈퍼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삼성전기(009150)가 카메라·무선충전·통신 모듈 등을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자재 수급에 2주 이상 소요된다고 밝혔지만 그 이상으로 지연될 경우 부품사들의 3~4 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증업체들도 이번 사태를 노심초사 지켜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에 있는 인증기관들은 모바일 간편 결제서비스 ‘삼성페이’에서 사용자가 본인임을 인증해 주는 역할을 한다. 지문인식과 홍채인식 등 생체인식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이 빠르게 늘어나야 삼성페이 사용자들도 많아지고 덩달아 인증기관들의 매출도 늘어나는 구조다.
 
인증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으로 지문에 이어 홍채까지 생체인증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했는데, 흐름이 꺾일까 우려된다”며 “배터리와 같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생체인증 관련 소프트웨어 부분도 다시 점검해서 새로 잘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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