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노트7 전량 교환 결정을 내리면서 유통 최일선에 있는 이동통신 3사도 울상이다. 갤럭시노트7 인기로 모처럼 돌던 시장 활력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 연출됐다. 일부는 전략 수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노트7 교환은 오는 19일부터 진행된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삼성전자가 빠르게 대규모의 교환 결정을 했지만, 소비자들이 불만을 품고 대규모로 개통을 철회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이통사 몫으로 돌아올 수 있다. 특히 개통 철회는 대규모 마케팅비를 허공에 날리는 최악의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통 3사는 갤럭시노트7 판촉을 위해 휴대폰 케이스, 액정보호필름, 보조 배터리 등을 사은품으로 내걸었다.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통신비 할인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고가의 갤럭시노트7 구입 부담을 줄이려는 마케팅 차원이다. 후발주자들은 번호이동에 따른 시장 재편도 기대하면서 대규모의 마케팅비 출혈을 감내했다. 업계 관계자는 "직영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갤럭시노트7 판매를 위해 사은품 등으로 상당한 자금을 지출했다"며 "만약 고객들이 개통을 취소하면 돈만 쓰고 가입자는 놓치는 꼴이라 그동안의 마케팅 활동이 모두 허사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몰에 마련된 행사장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갤럭시노트7'의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중소 유통망의 상황은 더 나쁘다. 갤럭시노트7 출시 초 물량이 부족해 고객들의 원성을 사야했던 것에서 나아가 이번에는 추가비용을 지출해가면서 가입자를 붙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유통망에서는 이통사의 지원 외에도 자비를 써가며 가입자들을 유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리콜이 결정되면서 개통 철회를 막기 위해 얼마의 비용을 추가적으로 지출해야 할지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 3사는 갤럭시노트7 개통 철회를 막기 위해 제품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다. 차선책으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시리즈로의 개통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갤럭시노트7 출시일인 8월19일부터 교환이 결정된 지난 2일까지 개통한 고객 가운데 개통 철회를 원하면 오는 17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교환은 내년 3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당분간 이통사들이 개통 철회를 막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고객 문의나 교환 등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