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LPG 500원대도 등장했지만…수요는 '꽁꽁'

가격 하락에도 차량용 수요감소 지속…신산업 수소차 갈길 멀어

입력 : 2016-09-05 오후 4:59:04
충전소에서 판매되는 LPG(액화석유가스) 평균 판매가격이 10년 만에 600원대로 떨어지면서 LPG 차량 운전자들이 당분간 부담을 덜게 됐다. 올 상반기 전체 LPG 소비량도 모처럼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용 소비량은 여전히 감소세라 업계는 걱정이 크다.
 
5일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차량용 부탄 가격은 리터당 697.67원을 기록하는 등 9월 들어 700원 아래로 유지되고 있다. 국내 LPG 공급사인 SK가스(018670)와 E1(017940)이 사우디 국영석유사 아람코의 국제가격(CP·Contracted price) 인하분을 반영해 연속으로 공급가격을 낮춘데 따른 것이다. 
 
LPG 가격이 600원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06년 5월 이후 10년4개월 만이다. 이날 일부 지역에서는 리터당 580원대에 판매되는 충전소가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가격이 싸졌는데도 수요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프로판·부탄 등 LPG 전체 수요는 432만3000톤으로 전년 대비 20.1% 늘어났으나, 증가분 대부분은 차량용이 아닌 '석유화학용'이었다. SK어드밴스드의 프로판탈수소화(PDH) 공장 준공에 따른 반짝 증가였던 것.
 
LPG 소비의 40%를 차지하는 차량용 부탄 소비량은 상반기 총 172만톤으로 전년 대비 5%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LPG 차량은 작년 말보다 4만대 이상 줄어든 223만대를 기록했다. LPG 차량을 택시·렌터카 사업자나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만 살 수 있도록 한 국내 규제 때문이다. 관련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는 등록 후 5년이 지난 차량에 한해 일반인도 구입이 가능해졌다.
 
LPG업계는 '수소차'를 미래 먹거리로 밀고 있지만 갈길이 멀다. 기존 LPG 충전시설에 개질기를 설치, 가스연료에 있는 탄화수소 구조를 변화시켜 수소연료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정부와 업계는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한 단계다. 향후 상용화까지는 몇 년이 걸릴 지 모른다. 일본에서는 JX닛코 일본석유에너지가 지난 2013년 5월부터 일본 나고야 LPG 충전소에서 수소를 개질해 공급하고 있다. 
 
LPG업계 관계자는 "아직 수소차 시장은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친환경차가 대세가 되고 있지만 석유에서 전기차 시대로 바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5일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차량용 부탄 가격은 리터당 697.67원을 기록했다. 사진/E1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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