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잇돌대출, 출시 첫날부터 '삐그덕'

일부 점포 방문해도 대출신청 안돼…은행원 고객 안내 '미숙'

입력 : 2016-09-06 오후 6:51:42
[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저소득·저신용 서민층을 위해 출시된 중금리 대출 상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저축은행 사잇돌대출이 출시 첫날부터 삐그덕 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잇돌대출을 취급하는 일부 저축은행 점포에서는 대출 신청을 받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관련 상품에 대해 설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국 압박에 서둘러 사잇돌대출을 출시하면서 곳곳에서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6일 기자가 직접 사잇돌 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저축은행 몇 곳을 방문해 대출 신청을 접수해본 결과 담당 콜센터 전화번호 안내만 받았을 뿐 현장에서 사잇돌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저축은행 직원들은 점포를 통해 왜 이용할 수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회사 내부적인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콜센터를 통해서만 상품 신청이 가능하다"고만 안내했다.
 
B 저축은행 창구 직원은 "현재 콜센터로 안내하도록 지침이 내려와 창구를 통해 사잇돌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가 없다"며 "고객님 번호를 남겨주시면 상담전화가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안내하기도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출시 첫 날이라 창구직원의 안내가 미숙했던 것 같다"며 "창구를 방문하더라도 비대면을 통해 신청접수를 진행해야하는 저축은행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저축은행업계는 전국 30개 저축은행의 205개 지점을 통한 방문상담이 가능하다.
 
또한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과 창구 대면 채널을 병행해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잇돌대출을 취급 중인 30개 저축은행 가운데 KB·현대·한국투자·웰컴저축은행 등은 창구를 방문해도 현장에서 사잇돌대출을 이용할 수 없었다.
 
다만 나머지 26개의 저축은행은 창구를 방문해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고객의 신청 접수를 받아 본사로 넘겨야하는 절차가 있어 절차 간소화를 위해 고객이 직접 창구를 방문해도 비대면으로 안내하는 저축은행들이 있다"며 "고객입장에서는 서류절차가 간소화되는 이점도 있지만 현장에서 대출을 이용하려는 고객의 경우 헛걸음을 하게될 수 있어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미흡한 점에 대해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서둘러 저축은행의 사잇돌대출 출시를 압박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사잇돌대출 상품 설명회 당시 출시일을 정해놓고 맞춰서 준비하라는 지침에 당황했다"며 "어떤 저축은행은 이 때문에 출시를 포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잇돌대출을 출시하기위해 전산망·직원교육·상품판매 프로세스 정비 등 사전에 마련해야할 점들이 많은데 출시일을 지정해 급하게 출시하게 된 것이 이와 같은 문제로 번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이 이번에 출시한 사잇돌대출은 SGI보증보험 연계해 총 5000억원 공급을 목표로 판매된다.
 
상품 구성은 은행권 대출 탈락자와 제2금융권의 20%대 고금리 대출 이용자, 300만원 이내 소액 대부업 이용자 등 주요 수요타겟군별 맟춤형 3종 상품으로 출시됐다.
 
먼저 은행탈락자 연계형 상품은 시중은행의 사잇돌 탈락자 등 은행권 이용은 어려우나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우량한 중·저 신용자 지원하기 위해 대출한도 2000만원, 상환기간 5년으로 구성됐다. 판매채널은 은행과 저축은행 간 연계채널을 위주로 이용 가능하다.
 
제2금융권 보완형 상품은 20%대 고금리대출(현금서비스, 캐피탈, 저축은행 대출 등) 이용자 금리부담 경감을 위해 출시됐다. 대출한도와 상환기간은 은행탈락자 연계형 상품과 동일하며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과 창구 대면 채널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소액실속형 상품은 대부업 이용자 등의 신속·소액대출 수요 흡수하기 위해 대출한도 300만원, 대출기간 18개월로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을 통해서만 판매된다.
  
한편, 저축은행 중앙회는 고객들의 이용편의 제고를 위해 '사잇돌2 대출 통합안내 페이지'를 중앙회 홈페이지 내에 구축하기도 했다.
 
저소득·저신용 서민층을 위해 출시된 중금리 대출 상품인 저축은행의 사잇돌대출이 출시 첫날부터 매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정운기자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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