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장고 끝에 충북 청주국제공항 항공정비사업(MRO) 포기를 선언한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저가항공(LCC)에 무게를 실으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최근 급부상한 LCC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새로운 사업모델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MRO 사업이 무산되면서 다시 새 먹거리 찾기 과제에 직면한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에어부산과 지난 7월 출범해 다음달 본격적인 국제노선 취항을 준비 중인 에어서울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줄곧 경쟁 대형사 대한항공(003490)에 비해 단조로운 사업구조가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항공운송업과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호텔사업이 항공사 새로운 먹거리로 조명되고 있지만 높은 부채비율을 가진 아시아나항공이 투자하기에 부담감이 뒤따른다.
이같은 상황에서 반전카드로 기대를 모았던 청주 MRO 사업마저 1년6개월여간의 고민 끝에 포기를 결정한 아시아나항공은 LCC 사업 다각화로 방향을 틀었다. 대형사 특유의 인프라에 기존 에어부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에어서울까지 더해 각사별 특화 수요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에어서울 LCC 투트랙 전략으로 사업 다각화와 안정성을 동시에 노리고 나섰다. 사진/에어부산·에어서울
LCC의 경우 지난해 국제선 수송 실적이 전년 대비 36.6% 증가했다. 같은기간 대형 항공사 증가율이 4.9%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의 기존 LCC 회사인 에어부산 역시 이같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330억원으로 업계 선두 제주항공(089590)(514억원)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여기에 그동안 가격 경쟁력만을 앞세워 승부했던 LCC들이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천명하며 적극적으로 품질 끌어올리기에 나선만큼 '같은듯 다른'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는 계산도 한몫했다.
실제로 최근 한달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실시한 국내 항공사 브랜드 평판 조사결과 LCC인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제치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에어서울은 기존 아시아나항공 노선 가운데 저가항공사 운용으로 수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향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인천발 다카마쓰 노선을 비롯해 ▲인천~히로시마 ▲인천~요나고 ▲인천~나가사키 ▲인천~씨엘립 ▲인천~도야마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노선들은 비교적 중단거리인데다 이용 수요도 적어 '고비용 저효율' 현상이 불가피한 아시아나항공보다는 비용이 적게 드는 에어서울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비교적 인기 지역인 인천~코타키나발루와 인천~마카오 노선도 LCC 운행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부산발 노선 특화를 앞세워 견조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에어부산 역시 지속적으로 국내·국제선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
뿐만 아니라 청주공항에서 빛을 보지 못한 MRO 역시 완전 무산이 아니라 수익성이 충분하다면 언제든지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MRO가 항공사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파트너사 선정 협의 등의 과정이 난항이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