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삼성디스플레이를 위한 제언

입력 : 2016-09-07 오후 4:17:20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부활의 날개를 편다. 상반기 큰 폭의 적자를 떠안겼던 LCD 패널이 하반기 들어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수익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업의 또 다른 축인 OLED 패널의 전망은 더욱 밝다. 최근 비포와 오보 등 중국의 스마트폰 신흥강자들을 고객사로 확보한 데 이어, 애플도 아이폰 차기작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적용할 것이 유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형 OLED 패널 시장의 97%를 장악하는 절대강자인 만큼 스마트폰의 OLED 시대는 축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플렉시블 OLED 패널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라인의 증설 및 성능 개선에 3조3500억원을 투자했으며, 하반기 3조원, 내년 5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OLED 시장 장악을 위해 총 10조원 이상을 쏟아붓는다. 

 
이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올 1분기와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다. 올 초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라인에 새로운 공정을 도입했다가 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공정 불량이라는 악재에 직면했고, 그 결과 8분기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2600억원)을 기록했다. 

 
수세의 상황을 뒤집은 것은 구원투수로 등판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도, 성공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부활을 이끌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1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하반기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령탑의 역량이 기업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방증하는 대목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권 부회장 체제 이후를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권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DS사업부 역시 PC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 뚫고 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사령탑을 언제까지 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전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 비교했을때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 전문경영인의 발굴은 더욱 중요해보인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2001년 기술센터장으로 디스플레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15년간 일관된 경영방식 아래 LG디스플레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지난해 말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 직함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게 앞으로의 1년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LCD TV 패널의 패권을 빼앗기 위해 잇단 대규모 투자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LCD 이후 미래 디스플레이 패널로 꼽히는 OLED, QLED 등 신기술·시장 확보를 위해 선도업체들의 과감한 경영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도약에 활력을 넣어줄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기대하는 이유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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