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 스폰서' 부장검사, 계좌 빌려준 변호사 사건 무마 의혹

박모 변호사 미공개정보 이용으로 7000만원 부당이득
김 부장검사 합수단장 시절 사건 배당 받은 뒤 사건 '감감'

입력 : 2016-09-08 오후 4:31:27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동창 스폰서’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46) 서울고검 검사(부장)가 스폰서 자금 수령계좌를 빌려준 변호사의 주식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을 덮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8일 김 부장검사의 동창 김모씨가 보낸 자금을 자신의 부인 계좌로 대신 받아 준 박모 변호사(46)가 2015년 11월 미정보공개이용 사건으로 적발돼 금융위원회로부터 사건 사실을 통지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감찰팀 등에 따르면, 박 변호사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7000만원의 불법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위가 통지한 박 변호사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배당됐는데, 합수단은 박 변호사를 조사했으면서도 이렇다 할 진척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현재의 합수단(단장 서봉규 부장)으로 사건을 넘겼다. 당시 합수단장이 바로 김 부장검사다.
 
현재 박 변호사 사건을 수사 중인 합수단은 올해 1월 보완수사를 위해 박 변호사 사건에 대한 심리를 한국거래소에 의뢰했고 지난 8월 말 결과를 회신 받아 조사 중이다.
 
박 변호사에 대한 사건 수사가 10여개월 동안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감찰팀은 "미공개 정보 이용시점이 2012년 10월경으로 사건 접수 당시 이미 통화내역 등 객관적 자료 확보는 어려운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은 당사자 간 은밀히 행해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증거 확보를 위해 상당한 수사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건이 부당하게 지연 처리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변호사가 국내 6위권 내의 대형 로펌에 변호사인 데다가 검찰 출신으로 김 부장검사와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점, 김 부장검사의 사법연수원 1기 후배인 점 등에 비춰보면 사건 처리에 문제가 있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박 변호사는 김 부장 검사의 동창 김씨의 사건을 맡아 변호를 해왔고 김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보낸 1000만원을 자신의 아내 계좌를 통해 받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박 변호사는 김씨 사건을 김 부장검사와 친분이 있는 간부가 근무 중인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이첩되도록 ‘셀프 고소’를 주도한 인물이다.
 
감찰팀 관계자는 박 변호사 사건에 대해 "합수단에서 추가 수사 진행 후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 처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감찰팀은 김 부장검사가 김씨 구명을 위해 접촉한 서울서부지검 검사들과 고양지청 검사 등 총 10여명에 대해 감찰을 진행 중이다.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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