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북한이 정권수립 68주년인 9일 5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정부는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하는 한편 향후 대응방안 논의에 나섰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는 이날 “오전 9시(북한시간) 북한 풍계리 인근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의 깊이는 2km로, 지난 1월 4차 핵실험이 진행됐던 곳과 동일하다.
네 시간 후인 오후 1시(북한시간) 북한은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고 핵실험 사실을 시인했다. 북한은 핵무기연구소 명의의 성명에서 “이번 핵시험에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장비한 전략탄도 로켓들에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 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며 실험 목적을 설명했다.
이날 북한의 핵실험 규모는 10킬로톤(kt)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6일 단행한 4차 핵실험 당시의 위력(6kt)을 상회하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실시했던 실험 중 가장 큰 규모다.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알려지자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9시50분 경 초기대응반을 소집하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휘통제실에서 위기관리위원회를 주재하며 초기대응에 나섰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오전 11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황 총리는 이번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노골적인 정면 도전행위”라며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중대한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라오스를 공식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도 현지에서 수행 중인 참모들과 함께 긴급대책회의를 가지는 한편 공식오찬 등의 일정을 생략하고 조기 귀국길에 나섰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정치권도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는 한편 여·야를 막론하고 초당적인 협력방침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무분별한 안보정국을 경계하고 중대한 안보위기에 초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여·야 당대표 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38노스가 8일(현지시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북쪽과 서쪽, 남쪽 갱도 모두에서 지난달 27일 핵실험을 준비하는 새로운 활동이 포착됐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위성사진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