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업재편 ‘속도’…SDS 앞날은 ‘안갯속’

물류사업 삼성물산 합병 ‘관심’…소액주주 30일 항의집회 예고

입력 : 2016-09-20 오후 5:16:51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국내 IT서비스 1위인 삼성SDS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삼성이 전자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SDS는 물류사업 분할과 향후 다른 계열사와의 합병 등 굵직한 사안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매각과 물류사업 분할 검토 발표 후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해 주주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삼성SDS는 오는 30일 물류사업 분할과 관련된 공시를 앞두고 있다. 6월부터 7월까지 4차례 공시를 통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 중이며 확정된 바 없다”며 삼성물산(000830)과의 합병계획도 부인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물류사업을 분할해 삼성물산에 합병하는 방안을 여전히 유력한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다.
 
삼성SDS 소액 주주들은 공시에 맞춰 서울 잠실 본사나 삼성 서초사옥에서 항의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소액 주주들은 주가 하락을 우려하며 물류사업 분할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앞선 항의 집회에서도 “물류사업 분할 후 어떻게 키울지 명확한 비전이 없다”며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시장에서 물류사업 분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삼성SDS의 사업부문은 크게 IT서비스 부문과 물류 업무처리 아웃소싱(BPO)으로 나뉜다. 매출 비중은 주력 사업인 IT서비스 부문이 약 60%, 물류BPO가 40%를 차지한다. 한때 70%에 달했던 IT서비스 비중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물류BPO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SDS가 국내 공공과 금융 시스템통합(SI) 시장에서 철수한 가운데 IT서비스 시장 규모도 줄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 물류BPO는 삼성전자(005930)의 수출 물량을 중심으로 향후 성장 전망이 IT서비스보다 밝다. 주주들이 물류BPO의 분할을 반대하는 이유다. 
 
서울 잠실 삼성SDS 본사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지난해 10월 30만원대까지 올랐던 삼성SDS 주가는 이 부회장이 올해 1월 보유지분 일부(2.05%)를 매각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다 반토막이 났다. 20일 현재 전 거래일보다 1.36% 하락한 14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지난해 10월 16만원대였던 삼성물산의 주가는 지난 6월 11만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이날 전 거래일보다 1.04% 증가한 14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SDS 최대 주주는 삼성전자로, 2분기 기준 1747만주(지분율 22.58%)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지분율은 17.08%이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일가가 17.01%의 지분을 들고 있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는 17.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다. 이 회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의 지분까지 합치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30.86%에 달한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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