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수도 서울을 지나는 남북단층(의정부~중랑천~성남)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재난대응체계를 점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지진 훈련이 실시된다.
서울시는 다음달 19일 오후 2시 강동구 상일동 고덕3단지 재건축단지 일대에서 민관 합동으로 지진훈련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6월부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지진대응TF를 꾸려 고덕3단지재건축조합,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과 함께 준비한 이번 훈련은 68개동 철거 아파트를 활용해 무려 21만㎡에 달하는 대지에서 진행된다.
남북단층 선상의 한 곳인 남한산성에서 지진규모 6.8이 발생했을 때의 시뮬레이션 결과물을 바탕으로 사회기반시설이 마비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
도로 마비로 긴급차량의 현장 진입이 어렵고, 상수도 파괴로 소방용수 부족, 통신·전기 차단, 가스라인 파괴 등의 상황에서 화재, 붕괴, 유해물질 누출, 폭발 등 47개 복합재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이다.
재난 시나리오를 사전에 공개하고 수행 능력을 점검하던 기존 훈련과 달리 재난의 불확실성을 살려 시나리오를 비공개해 현장에서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지휘부가 의사결정을 하는대로 대응한다.
130여개의 마네킹이 건물 잔해에 매몰되며, 구조하면 사망자, 구조하지 못하면 실종자로 처리한다.
부상자는 220여명이 분장해 현장에 배치되며, 구조해 응급의료소를 거쳐 병원까지 이송 제한시간 내에 도착하지 못할 경우 사망자로 분류한다.
전문가, 시민, 재난담당공무원 등 65명의 훈련평가단이 훈련장에 배치돼 104개의 재난상황 메시지를 실제와 같이 119에 신고하면서 훈련이 이뤄진다.
시민봉사단체, 학생 등 3400여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현장지휘, 자원통제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입체적으로 활용한다.
시는 내진설계 개선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감에 따라 우선 지진훈련을 통해 평소 신속한 대피 능력과 적절한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지난 6월 지진방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주요 시설물의 내진성능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달부터 지진재난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기존 훈련이 현장대원 위주로 이뤄지고 지휘부는 참관하는 것을 뛰어넘어 지휘부도 함게 호흡을 맞춰 훈련에 참여하면서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진으로 사회기반시설이 마비된 상황에서 지휘부의 의사결정이 현장에서 신속하게 이뤄질 때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현장대원과 지휘부의 호흡을 맞추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소방서가 지난 2011년 5월 서울시 교육청에서 지진 및 화재대피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종로소방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