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카드회사들이 최근 5년 사이에 연체이자로만 40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높은 연체이자율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상황에서 이자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21일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카드사의 최근 5년간 연체이자 수익’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말 기준 카드사들이 연체이자 수익으로 최근 5년동안 거둬들인 금액이 3774억원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별로는 KB국민카드 890억원, 신한카드 852억원, 삼성카드 615억원, 현대카드 426억원, 롯데카드 356억원, 우리카드 321억원, 하나카드 312억원 순이었다.
이들 회사들은 카드 연체금액에 대해 연 21.9~27.9%의 이자를 부과했다. 민 의원은 카드사의 연체이자율은 자금조달비용으로 인해 은행 등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인 점을 고려해도, 고율의 연체이자율을 부과해 손쉽게 막대한 이자수입을 거두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율의 연체이자율 부과를 통한 막대한 이익에 골몰하기 보다는 이자율 부과를 합리적으로 개선하여 이용자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3월 대부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법정 최고금리를 연 34.9%에서 27.9%로 낮췄다. 대부업법이 개정되면서 신용카드 연체이자율도 인하됐다. 지금까지 신용카드의 할부서비스·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등을 이용하면서 대금납입을 연체했을 때 적용되던 이자율은 약 29%였다. 이는 개정된 최고금리를 웃도는 수준으로 카드사들은 개정된 이후 연체이자율을 연 27.9%로 소폭 인하했지만 추가 인하 필요성도 대두된다.
민 의원은 최고 27.9%에 달하는 연체이자율과 관련해 일단 카드사 업체들의 자체 조정에 맡겨보겠다는 판단이다. 민병두 의원실 관계자는 21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금융위원회와 상의를 했는데 금융위 자유의지로 관련 카드사 업계와 이야기해서 (연체이자율을) 조정하겠다고 했다”며 “연체이자율 인하가 오는 9월30일이면 정리될 것 같다. 30일 이후에 금융위에서 조정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만약 금융위의 연체이자율 인하 조정안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되면 제도적으로 개선할 방법이 없는지 국회에서 법안 추진 등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지난 6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