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김백준 때문에 명품 브랜드 사업, 억울하게 찍혔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김도형) 심리로 열린 홍만표(57·구속 기소) 변호사에 대한 공판에서 정운호(51·구속 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명품 브랜드 사업이 이명박 대통령 집사로 불린 김백준(76)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서울메트로 사이에 생긴 악연으로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전 SK월드(네이처리퍼블릭 관계사) 경영지원본부장 신모씨는 검찰 진술에서 검찰이 "정 전대표가 '지하철 역사 매장 임대사업인 명품 브랜드 사업이 억울하게 찍혔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 전 대표가 추진한 이 사업은 서울시와 감사원 감사로 무산됐다.
앞서 신씨는 감사원의 감사 진행 중 정 전 대표에게서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백준 때문에 서울시 감사와 감사원 감사가 이뤄졌다"고 들었다. 정 전 대표에 따르면 청와대 발탁 전 서울메트로 감사를 지낸 김 전 기획관이 당시 김모 서울메트로 사장으로부터 무시를 당해 둘 사이가 좋지 않았다.
청와대에 들어간 김 전 기획관이 서울시와 감사원에 지시해 서울메트로 감사를 진행했다는 게 신씨가 정 전 대표에게서 들은 내용이다. 정 전 대표는 김 전 기획관 때문에 자신이 억울한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MB정부에서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총무기획관을 역임했다. 2012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특혜 의혹을 받고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한편 정 전 대표는 2010년 2월 160억원을 주고 삼성씨앤씨 주식과 경영권을 양도받는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를 통해 지하철 역사 안 화장품매장 운영권을 따내려는 게 정 전 대표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 추진 중 서울시와 감사원 감사가 이어지면서 정 전 대표의 계획이 틀어졌다. 삼성씨앤씨의 거짓 입찰서류 등이 적발됐고, 서울메트로는 2011년 6월 정 전 대표에게 임대차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
정 전 대표는 사업에 차질이 생기자 김모 전 삼성씨앤씨 대표를 고소했다. 비공식적으로는 검사장 출신으로 정관계에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알려진 홍만표 변호사를 통해 명품브랜드 사업을 잘 해결해달라는 청탁을 하게 된다.
홍 변호사는 2011년 9월 서울메트로 1~4호선 매장 임대 사업에 대한 감사원·서울시 감사와 관련해 서울메트로 고위 관계자 등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정 전 대표 측 김모씨에게서 2억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모 전 삼성씨앤씨 대표는 특정범죄가중법 조세 등 혐의로 기소돼 23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