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9월은 지진의 공포로 가득한 한달이었다. 규모 5.1과 5.8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고, 잇따른 여진으로 경주를 비롯한 경상도 지역 외에도 대부분의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기에 충분했다.
규모 5.8의 지진은 기상관측 이래 최대 규모였고 지진을 실제로 '체감'하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게다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을 주요 전력원으로 하는 한국에서도 원전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한국 원전은 현재 어떤 상태이며, 어떤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먼저 한국의 원전은 입지에서 부터 지진을 대비해 건설됐다. 원전 설치에 필요한 가장 큰 요소는 냉각수와 단단한 지반이다.
특히 가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단단한 지반을 찾기 위해 지질과 지진조사가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후보지 선정을 위한 원자력안전법 규정은 원전 부지 반경 320㎞의 광역 및 국지 지질, 지진자료를 통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진을 선정한 뒤 여기에 여우도를 더해 부지가 결정된다.
원전 부지의 반경 40㎞, 8㎞, 1㎞ 이내 지역에 대해서는 보다 정밀한 조사가 실시된다. 지질구조, 단층분포, 암질 등을 확인해 시추조사, 탄성파탐사, 트렌치 굴착 등 다양한 방법의 조사가 모두 진행된다.
이러한 과정을 모두 거쳐야만 비로소 원전 건설이 시작된다. 부지 선정에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지진을 견디는 내진 설계다.
현재 국내에 건설돼 운영중인 원전은 최대 지진력을 산정하고 안전 여유를 감안해 도출된 내진 설계값 0.2g, 규모 약 6.5의 지진을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이후 강화된 조건을 적용되며 시운전 중인 신고리 3호기와 완공단계인 신고리 4호기, 그리고 건설중인 신한울 1, 2호기는 모두 0.3g, 지진 규모 7.0을 견디도록 내진 설계값이 상향됐다.
지진을 대비해 국내 원전에 보강된 안전 설비. 자료/한국수력원자력
이 같은 부지 선정과 내진설계에도 불구하고 만약 설계기준이 초과된 지진이 발생하면 원전사고를 막기 위해 원자로가 자동 정지되도록 설계됐다. 현재 원자로가 자동정지 되는 기준은 0.18g로 최대 기준에 도달하기 전에 먼저 원자로가 정지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했던 가장 큰 지진해일을 기준으로 여기에 안전 여유도를 더해 더 큰 규모의 해일에도 견디도록 방호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안전설비 마련에는 지난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영향이 매우 컸다.
후쿠시마 이후 대형지진과 해일, 전력차단 등 대형 원전사고 최악으 시나리오를 가정해 6개 분야 50여개 개선대책이 마련됐다.
지진에 대비해서는 원전이 자동으로 정지하는 자동정지설비(ASTS)가 구축됐고, 해일을 막기 위한 고리원전 해안방벽 증축 등이 이뤄졌다.
2011년 마련된 개선대책 56개 가운데 지난해 기준으로 49개가 완료됐고, 나머지 7개 항목에 대해서는 2020년까지 모든 조치가 완료될 계획이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