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최근 잇따른 항공기 고장·결함에도 불구하고 항공사 정비인력과 정비예산은 오히려 감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최인호 의원(더민주)은 "항공기 고장 및 결함의 반복 속에도 지속적으로 줄고있는 정비인력 및 정비예산 축소가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며 "안전점검 실시 과정에서 정비인력과 예산 문제에 대한 철저한 지도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항공사가 국토교통부에 신고한 고장·결함 발생 현황 375건에 따르면 '항공기 고장·결함에 의한 회항이 50건이나 발생했다. 항공기가 이륙 전 탑승게이트로 돌아오는 램프리턴은 9건, 비행취소는 1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일본 나리타에서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한 대한항공 KE718편 737-900 기종의 타이어가 터져 공항과 항공사 관계자들이 사고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고장과 결함 문제가 반복되자 국토부는 지난 7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타겟팅 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연료, 작동유, 오일 등 각종 누유 현상이 반복되고 있고, 평균기령이 20년에 임박한 노후기종(B747, B767)에서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누유, 노후기종의 반복고장 문제는 아시아나항공기 뿐만 아니라 다른 항공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타겟팅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19건, 에어부산 10건, 대한항공 7건, 티웨이항공 3건 등 누유현상이 여러 항공사에서 고질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지난 2월에도 타이페이를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랜딩기어를 내리다가 누유가 발생해 착륙이 지연된 바 있다.
항공기 고장·결함이 반복되는 원인으로 항공사 정비인력 및 정비예산 축소 문제가 꼽히고 있다. 타겟팅 점검 보고서에는 '정비 워크로드(업무량) 증가 등 요인도 영향'이라고 적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4월 실시한 '대한항공 경영구조 및 안전문화 진단 연구' 보고서에는 '항공기 노후화는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비예산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명시돼 있다.
최 의원은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큰 사고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우연히 발생하는 게 아니라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고 축적되다가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항공사가 경영 상의 이유로 현재처럼 정비인력과 예산을 축소하다가는 언제 대형사고가 터질지게 될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