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전국 철도·지하철 양대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서울시 내 첫날 출근길 모습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파업 첫날인 27일 오전 8시 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만난 직장인 최묵현(33)씨는 "사전에 파업을 한다고 들어서 평소 출근시간보다 20분 정도 빨리 나왔는데 배차시간을 보니깐 (파업을 하는지) 크게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노량진역까지 간다는 공무원 준비생 김모(27·여)씨 역시 "버스를 타고 갈까 하다가 오히려 막힐 거 같아서 평소대로 왔다"며 "사람들도 이 정도면 크게 불편하진 않을거 같다"고 답한 뒤 이내 열차에 탑승했다.
서울의 경우 현재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동조합이 파업에 참여한 상태로 이날 12시 근무대상자 기준 7805명 중 2380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참가율은 30.5%로 나타났다.
공사별로 살펴보면 서울메트로는 4637명 중 1710명(참가율 36.9%)이 파업에 참여했고, 서울 도시철도공사는 3168명 중 670명(21.1%)이 파업에 동참했다.
특히, 이날 오전 만난 일부 시민 중에는 파업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출퇴근 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홍대입구역에서 만난 대학생 최미해(22·여)씨는 "친구한테 오늘부터 뭔가를 한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이거(지하철 파업)인지는 몰랐다"며 당황해했다.
지하철 운행율이 줄어든 오전 11시 2·6호선 합정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오전 출퇴근 시간이 지나자 지하철 배차간격은 확연히 길어졌다. 2·6호선 합정역 내 지하철 안내 전광판에서 응암행 열차 도착시간을 확인하자 11분과 23분으로 표시됐다.
서울시는 지난 25일부터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가동해 파업 기간별 단계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시민불편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시 비상수송대책본부는 다음달 7일까지는 파업 1단계로 출퇴근 시간 기준 평상시 수준으로 정상운행을 유지할 계획이다. 혼잡도가 낮은 시간대는 열차 운행율를 줄여 평소의 80~85% 수준으로 운행한다.
시는 파업이 장기화되면 기관사 피로 누적 등으로 사고 위험이 커져 2단계 비상수송대책을 적용할 계획이다.
2단계 대책은 출퇴근 시간대 운행률은 100%를 목표로 하고, 낮 시간대 운행률은 70% 수준으로 유지한다. 아울러 버스 등 대중교통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시에 따르면 첫 파업일인 이날 기준 총 확보인력은 업무 분야별 필수인원 5175명을 포함해 파업 미참여 인원 2548명, 협력업체 인원 1092명, 퇴직자 143명 등 총 1만2094명이다. 확보율은 전체 정원대비 77.1%다.
서울메트로는 필수인원과 협력업체 인원 등을 포함해 총 7340명을 확보해 평상시 정원의 80.2%가 근무에 나선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총 4754명으로 정원대비 72.9%의 인력을 확보했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하철노조 파업 관련 비상수송대책 시행 현황'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윤 본부장은 "비상수송대책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있다"며 "인력 공백으로 인한 안전사고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안전분야 점검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파업과 관련해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파업 등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조치하겠다"며 "필수유지 업무 준수, 무노동 무임금 원칙 등이 반드시 지켜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도·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