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현대 400년 역사 간직한 창덕궁 앞 역사인문재생

서울시, 한양도성 한복판 중요성 감안, 시민 거버넌스 주도

입력 : 2016-09-26 오전 11:15:37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서울시가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400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창덕궁 앞 일대(율곡로~삼일대로~종로~서순라길)를 역사인문재생한다.
 
시는 창덕궁 앞 일대를 시대별 역사성에 따라 돈화문로(조선시대), 삼일대로(근대전환기), 익선~낙원(근·현대), 서순라길(현대)로 구분하고, 마중물 사업인 ‘창덕궁 앞 역사인문재생계획’을 26일 발표했다.
 
시는 창덕궁 앞 일대가 서울의 다양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지역인 만큼, ‘역사인문재생’이라는 개념의 접근방식을 새롭게 도입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역사성과 주민의 삶을 잇는다.
 
창덕궁 앞 일대는 정치·역사·문화·공간적으로 한양도성 한복판이란 중요한 위상을 지니고 있지만, 현재 낙후되고 정체성이 약화되고 있다.
 
1928년 일제에 의해 창덕궁 앞으로 율곡로가 개설되고, 1967년에는 강남과의 연결을 위해 삼일대로가 확장되면서 인사동과 단절된데다 1968년 낙원빌딩이 들어서면서 공간적 단절이 심화된 상태다.
 
이에 시는 지난해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한 이후,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거쳐 기존 역사재생 관련 사업들을 통합하고, 주민 면담, 민관협력회의, 설문면담조사 등을 거쳐 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조선시대 전국 도로망의 기점이었던 돈화문로는 ‘왕이 백성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 ‘시민이 함께 궁궐로 가는 길’로 변신한다.
 
현재는 안국역을 이용해 창덕궁을 가지만, 앞으로는 돈화문로를 활성화해 흥미거리 넘치는 보행중심길로 만들 계획이다.
 
차 중심도로를 걷고 싶은 보행중심도로로 단계별 조성하고, 가로수 정비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가꿈가게 지원사업’으로 민간거축물 저층부에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개별점포 리모델링을 지원해 도성 한복판의 역사적인 콘텐츠와 분위기를 담을 수 있도록 한다. 
 
창덕궁 앞에는 이달 개관한 돈화문 국악당에 이어 민요박물관과 한복체험관 등을 조성하고 역사문화체험도 활성화한다.
 
삼일대로는 대한민국 탄생의 기초가 된 3·1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3·1운동 기념 대표공간으로 조성한다.
 
3·1운동의 거점이었던 탑골공원을 역사적 고증을 통해 원형복원을 검토하며, 역사가 깃든 주요 장소에 표석을 설치하고, 장소에 관한 이야기를 바닥표시 등 다양한 형태로 재조명할 예정이다.
 
3·1운동 100주년인 2019년을 목표로 독립선언문이 기록된 천도교 중앙대교당 수운회관에 기념공간을 만드는 등 역사적 장소와 스토리를 발굴해  3·1운동 전개과정을 체험하는 탐방루트를 만든다.
 
익선~낙원 지역은 낙원상가~돈화문로~서순라길을 잇는 구간으로, 저자로 나온 궁중문화가 시민 삶 속에서 이어지도록  의식주락(衣食住樂) 신흥문화를 재창조한다.
 
일제시대 조선왕조의 궁궐이 해체되면서 이 곳 일대는 궁궐에 있던 기녀들이 저자로 나와 궁중요리, 한복, 음악 등 다양한 궁중문화를 일반인들에게 알린 대중문화의 중심지였다.
 
이에 젊은 창업인들이 자리잡은 익선동을 선도적인 기점으로 주민공동체 활동을 지원해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는 동시에,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도시한옥의 특성과 지역성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낙원상가는 옥상공원과 열린무대를 만들고, 어두침침한 하부공간을 개선해 보행 연결성을 높인다.
 
또 낙원상가 하부와 연결되는 돈화문로11길은 낙원상가의 대중음악 역사와 연결해 자유롭게 버스킹이 열리는 대표적인 음악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순라길은 현재 종묘 일대에 형성된 귀금속타운의 잠재력과 청년 공예인들의 창의적 성장동력을 결합해 공예와 문화, 사람이 함께하는 공예창작거리로 조성한다.
 
순라길에 자리 잡은 한옥들의 개보수와 신축을 지원하고 도로 포장을 개선해 ‘한옥공방특화길’을 조성하고, 귀금속 상가 밀집지역에는 ‘가꿈가게 지원’과 ‘경관사업’ 등을 통해 거리환경을 개선한다.
 
시는 이와 같은 계획을 기본으로 세부계획 전 단계에 주민 거버넌스와 함께 진행해 주민협의체와 역사인문전문가들을 핵심 운영주체로 삼을 방침이다.
 
창덕궁앞 역사인문재생계획은 중심시가지형 으로서 앞으로 총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으로서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이 26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창덕궁 앞 역사인문재생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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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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