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삼성SDS의 물류사업 분할 계획이 오는 30일에도 구체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는 앞서 지난 7월1일 물류사업 분할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며, 재공시 예정일로 9월30일을 제시했다.
28일 삼성 및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삼성SDS는 30일 재공시에서도 물류사업 분할과 관련해 뚜렷한 계획을 내놓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다만, 방향은 정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분할과 관련해 큰 방향은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분할 시기를 중요하게 보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물류사업 분할과 관련된 공시를 통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물류사업부문을 매각하거나 분할 이후 삼성물산과 합병 검토한 바 없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물류사업부문의 분할을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삼성SDS 내부에서도 이 같은 방향에 대해 공유, 인지하고 있다.
삼성SDS의 사업영역은 크게 물류 BPO(업무처리아웃소싱)와 IT서비스로 나뉜다. 분할 이후 물류 BPO는 삼성물산으로 합병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사업 성격상 종합상사인 삼성물산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도 삼성물산과의 합병이 유력 후보군에 오른다. 삼성물산은 삼성SDS의 지분 17.08%를 보유,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율이 높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 부회장이다. 결국 삼성SDS의 미래 사업으로 꼽히는 물류사업부문을 삼성물산으로 가져와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이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 이 부회장의 영향력을 키우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59%에 불과하지만, 자신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4.18%다.
삼성생명(032830)(7.4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분율이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의 지분 19.34%를 보유해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한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0.76%)이다.
IT서비스는 독자적으로 회사를 꾸리거나 삼성전자로의 합병 방안이 거론된다. 삼성SDS가 국내 공공과 금융시장에서 손을 떼면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도 쉽지 않다. 그룹사의 시스템통합(SI)과 시스템유지보수(SM) 물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회사 차원에서 물류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힘을 쏟다보니 상대적으로 IT서비스부문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가 분할을 앞둔 가운데 IT서비스부문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회사 측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물류사업을 분할할 경우 기업 가치 하락을 우려해 강력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이들은 수차례 서울 잠실에 위치한 삼성SDS 본사와 삼성 서초사옥을 항의 방문해 물류사업 분할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