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 대한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구조조정'과 '낙하산 인사'에 집중됐다.
4일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 대한 정무위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대우조선해양 및 한진해운에 대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들어난 문제점과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작용한 낙하산 인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대우건설 최고경영자(CEO) 선임 등의 과정에서 일부 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었다"며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청와대, 금융위원회, 산은에서 산은 자회사 등에 대한 인사 청탁을 할 수 없는데 준수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김영란법에 준하게 자회사 CEO 등의 인사 청탁을 막겠다"며 "내부적으로 마련한 혁신안대로라면 앞으로 인사 등과 관련한 부정 청탁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산은과 대우조선이 전문성도 없는 정피아 등 낙하산 인사들을 형식적 하자가 없음을 들어 임기를 보장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동걸 회장은 "내부 혁신위원회에서 산은 퇴직자들의 출자사 재취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안을 만들었다"면서도 다만 기존에 재취업한 퇴직자에 대해서는 "임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기존에 재취업한 사람들을 정리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024110)도 이날 낙하산 문제로 여야의원들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특히 최근 권선주 행장의 후임 행장으로 청와대 현기환 전 정무수석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이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연말에 교체되는 기업은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정피아 출신 인사의 내정설이 도는 등 정권 말기 전문성 없는 낙하산 기관장 인사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재호 의원은 "산업은행도 과거 외부 출신 인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처럼 기업은행도 멍이 들었다"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도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중소기업은행법에서 정하진 않더라도 기업은행이 승계 규정을 독립적으로 만들면 낙하산 인사가 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외부 인사 중 어느쪽이 업무 파악에 유리하냐"는 질의에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아무래도 내부인사의 업무파악이 더 쉬울 것 같다"며 "경영승계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는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물류대란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한진해운이 벌이는 책임공방에 대해서도 질타가 있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한진해운의 CEO를 3차례 불러 컨틴전시 플랜을 만들자고 했지만, 배임의 문제를 들어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한진해운 법정관리 과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오후 늦게 국감에 출석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에 2조원 이상을 투자했고 모든 임직원들이 한진해운 살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외국계 선사들의 물량공세와 저가공세로 인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