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바람 이달의 꼴값 선정 위원회는 아파트 관리소장에게 가습기 살균제 성분 치약을 선물한 모 아파트 주민을 2016년 9월 ‘이달의 꼴값’으로 선정했다.
이 외에도 국민안전처, 칠곡 경북대병원, 현 새누리당 대표 이정현 등이 9월 ‘이달의 꼴값’ 후보로 거론됐다. 국민안전처는 이번에 발생한 지진에 대한 늑장 대응으로 무능의 끝을 보여주었다. 칠곡 경북대병원은 병원 현장의 적응을 위한 것이라는 이름 아래 신규 간호사의 워크숍을 병영체험으로 꾸렸다. 이는 간호사의 근무환경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닌 상명하복의 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시대적인 발상임이 틀림없다. 또, 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비공개 단식’을 하며 과거 자신의 말과 모순되는 행실을 보였다. 이 쟁쟁한 후보들 속에서 관리소장에게 가습기 살균제 성분 치약을 선물한 모 아파트 주민이 당당하게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지난 27일, 트위터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아파트 관리소장인 자신의 아버지께서 전등을 갈아준 후 감사의 의미로 주민에게 선물을 받았다며 치약 한 꾸러미를 가져온 것. 하지만 그 치약들은 아모레퍼시픽의 제품들로 가습기 살균제에 쓰였던 성분이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회수 명령을 내린 것들이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선물을 받은 그 당시는 이미 이에 관련된 내용이 보도 후였다.
또 그는 조작 의혹에 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트윗에 있는 내용은 사실만을 적시했다.’며 ‘벌써 이미 발행된 기사만으로, 아버지 근무하는 곳에서 이거 우리 단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문제시 일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주세요.’라며 구체적인 아파트 단지를 밝힐 수 없음을 호소했다.
사진/해당 트위터 캡쳐
아파트 경비원, 관리소장에 대한 입주민들의 갑질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실례로 지난 28일에는 광주의 모 아파트에서 50대 입주민이 20대 경비원의 뺨을 때리고 담뱃불로 지진 사건이 있었다. 통화 목소리를 조금 낮춰달라는 경비원의 말에 ‘어린 것이 감히 훈계한다. 입주민 회의를 통해 자르겠다.’라며 협박과 폭행을 한 것이다.
많은 아파트 관리원들이 입주민의 갑질로 피해받고 있지만 여전히 이에 관한 법적 제도적 장치는 미약하다. 아파트 관리원들은 보호 장치 없는 상황 속 입주민들의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입주민들의 인식 개선이다. 많은 입주민은 관리원의 본래의 업무 이외에 ‘힘들고 귀찮은 일’을 관리원에게 시키기도 한다. 이는 관리원은 자신보다 낮은 사람이기에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한 결과이다.
악랄한 갑질 행태로 자신의 수준을 보여준 모 아파트 주민, 그에게 ‘이달의 꼴값’ 영예를 선사한다. 앞으로는 사람의 선의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
사진/해당 트위터 캡쳐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