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 서울에 사는 A씨는 보험가입 시 목돈마련과 노후대비 등을 위해 연금 수령이 되는 저축성보험을 원했지만 B설계사는 A씨에게 ‘연금전환특약’ 기능을 강조(젊을 땐 사망 보장받고 늙은 후에는 연금 보장받고)하면서 종신보험을 가입토록 권유했다.
가입한 지 1년 후 A씨는 경제사정으로 동 보험을 해지했는데 해지 환급금이 거의 없어, 알고 보니 가입된 보험이 저축성인 연금보험이 아니라 보장성인 종신보험이었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이처럼 연금을 원하는 고객에게 종신보험의 연금전환특약을 강조하며 종신보험을 권유하는 행위를 막기위해 내년 상반기부터는 종신보험은 저축이나 연금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험안내자료에 명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종신보험 판매과정에서의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감원에는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으로 잘못 알고 가입해 피해를 봤다는 소비자 민원이 다수 제기됐다. 올해 9월까지 종신보험 상품 관련해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4265건) 중 연금보험 또는 저축보험으로 오인해 가입했다는 민원이 2274건으로 53.3%를 차지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중 일부 혹은 전부를 해지하고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을 부가해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보험설계사 등이 모집수당을 더 받을 목적으로 연금전환 옵션을 강조해 연금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연금보험 대신 종신보험을 권유해 판매해왔다.
문제는 종신보험은 위험보장을 주된 목적으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등 보험료 차감비용이 연금보험에 비해 높아서 연금으로 전환하면 처음부터 연금보험에 가입한 경우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가 종신보험을 조기 해지하는 경우에도 해지 환급금이 연금보험보다 적어 소비자의 불만이 많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금감원은 소비자가 종신보험은 저축이나 연금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 문구를 추가하기로 했다.
먼저 모든 종신보험상품 명칭 바로 아래에 종신보험은 저축 및 연금을 주목적으로 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문구를 명기하도록 보험상품 기초서류(사업방법서)를 개선하고 상품설명서 등 각종 보험안내자료에도 유의사항 문구 및 관련 민원사례 등을 명기하도록 지도했다.
또한, 상품설명서 등 각종 보험안내자료에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의 장·단점 및 연금수령액·해지 환급금 비교표 등을 명시토록 의무화된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보험상품 정기 및 수시감리 등을 통해 보험안내자료 등에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 있는지 등을 집중 점검하고 소비자가 오인할만한 부적절한 내용이 있는 경우 해당 안내자료를 즉각 폐기 또는 수정토록 지도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중대한 법규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 등 강도 높은 제재를 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중 보험회사별로 관련 상품설명서, 기초서류 등을 개선토록 추진하겠다"며 " 지속적인 보험상품 감리 등을 통해 보험상품 부실 안내자료에 대한 시정 및 그 이행 여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금감원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