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현대차(005380) 협력업체인 A사는 현대차 납품비중이 70%에 달한다. 최근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공장은 멈춰서 있는 상태. 설비가동률은 100%에서 60%로 급감했다. A사 관계자는 "파업이 끝나면 현대차 직원들 급여는 올라가겠지만 우리는 당장 직원들에게 줄 인건비 지급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물품대금 지급도 어려워 연쇄적인 자금난이 예상된다"고 하소연했다.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협력 중소기업의 생산설비 가동률이 20%포인트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3일 '현대차 노조 파업이 협력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7월 이후 현대차 노조의 장기간 파업에 따른 피해 체감 정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 81.7%가 '피해가 크다'고 답했다. 파업 후 생산설비 가동률은 파업 전 생산설비 가동률(91.6%)보다 23.3%포인트 감소한 68.3%로 나타났다.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겪은 납품차질 경험 횟수의 경우 올해에만 평균 5.8회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평균 2.2회)과 2015년(평균 2.6회)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현대차 파업 장기화시 고려하고 있는 협력사들의 경영조치(복수응답)로는 ‘근로시간 단축 등 생산축소(65.0%)'가 첫 손에 꼽혔다. ‘별다른 조치없이 기다린다’는 응답도 40.8%로 나타나 뾰족한 대책이 없었다.
파업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사안을 묻는 질문에는 '성숙한 노조운동 등을 통한 노사간 신뢰회복(60.8%)'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중기중앙회는 "협력사들은 일시적인 파업 사태 해소보다 매년 반복되는 파업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현대차 노조와 사측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협력 중소기업의 피해가 매우 큰 상황인데, 노조가 자신들의 일자리와 임금인상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외면한 것”이라며 “중소기업 근로자와 대기업 근로자간 비정상적인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소기업의 인건비 및 비용 절감 성과를 대기업이 전유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현대차 협력 중소기업 12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됐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