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갤럭시노트7 부재가 이동통신 3사 3분기 실적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시장 1위 SK텔레콤이 최대 피해자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통사 입장에서는 갤럭시노트7이 단종돼 최대 매출원이 사라진 것과 동시에 투입 예정이었던 마케팅비용은 본의 아니게 절감하게 됐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 8월19일 출시 이전부터 홍채인식 등 각종 첨단기능으로 무장, 시장의 호평 속에 이통3사의 3분기 실적을 견인할 최대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국내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감안하면 초대형 히트작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배터리 결함으로 유례없는 리콜 사태를 겪은 끝에 결국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갤럭시노트7 단종을 공식화하면서 단숨에 골칫덩이로 비화됐다. LG V20과 애플의 아이폰7 등 신규 스마트폰 판매도 갤럭시노트7의 교환·환불 업무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통3사는 유선전화나 인터넷, 통신망 임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단말기 판매와 무선 데이터 등이 포함된 무선통신 사업의 비중이 가장 크다. 시장 1위 SK텔레콤의 경우 무선통신사업 분야가 전체 매출(연결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7%에 달한다. SK텔레콤 실적에 포함되는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가 하는 유선통신사업은 16%, SK플래닛·원스토어 등이 벌이는 인터넷포털·통신판매 등의 사업은 7%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SK텔레콤이 기록한 8조4958억원의 매출 중 무선통신 사업은 6조4994억원을 차지했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한 4140억원에 그칠 것”이라며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고로 7~8월에 각각 62만명을 기록한 전체 번호 이동자 수가 9월에 47만명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비교적 사정이 낫다. SK텔레콤에 비해 휴대폰 가입자 수가 적고, IPTV와 초고속 인터넷 부문에서 확보한 고정고객도 힘이 된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인터넷 가입자 수가 늘어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LG유플러스는 IPTV와 사물인터넷 사업인 IoT엣홈 가입자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KT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2% 늘어난 3840억원, LG유플러스는 약 7% 증가한 18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대작인 갤럭시노트7의 조기 퇴장으로 마케팅비용 또한 줄면서 실적에 크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결함으로 약 2주 만에 판매가 중단돼 제대로 마케팅을 펼칠 기간이 길지 않았다.
한편 20% 요금할인 가입자의 급증세는 이통사 입장에서는 분명 실적에 부담이다. 20% 요금할인 누적가입자는 2014년 약 8300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8월 기준으로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