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현대기아차의 파업 영향과 원화 강세로 자동차 관련 업체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4분기에는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생산 증대와 성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3분기에 중국을 제외한 판매와 생산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3.8%, 8.0% 감소했고, 기아차는 각각 1.5%, 2.2% 감소했다. 원화는 달러와 유로대비 모두 전년동기대비 약 4% 절상됐다. 이와 같은 상황을 감안해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비 7.9% 하락한 21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25.5% 감소한 1조1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기아차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동기비 5.6% 줄어든 12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23.1% 감소한 12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지난 14일 현대차 임금협상 타결로 그간 5개월 넘게 장기화된 파업이 마무리된 점은 긍정적이다. 성수기 영향까지 겹쳐 적어도 11월과 12월에는 현재보다 모멘텀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장의 또렷한 실적 개선세를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라도 타결된 점은 11월 그랜저 출시 및 미국 제네시스 수출에 긍정적"이라며 "단 10월 상반월 생산에 차질을 빚어 4분기 판매량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신흥시장 수요 부진, 유로화와 위안화 약세, 노조파업 장기화 등에 따른 자동차 출하부진과 재고량도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8일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1.13%(1500원) 오른 13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1차 임금협상이 결렬된 다음날인 지난 7월6일 종가 13만원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2013년 10월18일 최고가 기록인 26만9000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김성노 흥국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산업 재고순환지표는 2013년 9월부터 악화일로에 놓여 있는데 현재 추세라면 9월에 최악의 상황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0월부터 재고순환지표가 반등하더라도 당장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이른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다만 타이어주의 경우 보수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고무가격 및 타이어 매출의 구조적 상승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지만 천연.합성고무의 총 공급량은 여전히 역사적 최고 수준을 유지 중"이라며 "아직은 신중한 접근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지난 17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올해 현대차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는 조인식이 열린 가운데 윤갑한 사장(오른쪽)과 박유기 노조 지부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