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국정감사, F학점은 아냐…정쟁의 장으로 흐른 것은 아쉽다"

본지, 초선 의원 10명 국감 평가 설문…상시국감, 여야 찬반 극명한 시각차 보여

입력 : 2016-10-20 오후 4:04:16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반발해 국감 시작부터 ‘보이콧’을 선언했다. 집권당 대표가 단식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새누리당이 국감 시작 일주일만에 복귀했지만 여러 상임위에서 여·야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특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야당은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을 연일 공격하며 박근혜 정부를 압박했고, 여당이 이에 반발해 파행을 거듭하기도 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여·야 초선의원 10명을 인터뷰하고 첫 국감을 치른 소감을 물었다. 의원들 대부분은 이번 국감이 언론에서 평가하는 것처럼 ‘낙제점’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문제가 됐던 일부 상임위를 빼고 다른 상임위는 정상적으로 운영됐고, 오히려 안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국감 무용론에 따른 상시국감 체제 전환과 관련해 여·야는 분명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여당 의원들은 행정부에 부담이 되고 행정 마비까지 올 수 있다고 우려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행정부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상시국감을 옹호하고 나섰다. 일부 의원은 소위원회별 청문회 제도를 활성화해 상시 국감 형태로 가야된다는 의견도 내놨다.
 
◇여·야, 한목소리로 “낙제점은 아니다”
 
먼저 이번 국감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물어본 결과 크게 혹평하지는 않았다. 잘했다고 칭찬할 수는 없지만 언론이 평가하는 것처럼 낙제점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이 이번 국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성원 의원은 “정무위는 크게 싸우거나 추태를 보이지 않고 나름대로 의원들이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90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전체 국감은 정쟁의 장으로 흐른 것 같아 많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송희경 의원은 “미방위는 타 상임위와 달리 상대적으로 발목을 잡는 발언도 많지 않았고, 여·야간 싸움도 덜해 정책 질의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절반의 성과는 거두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상욱 의원은 “초선이고 처음 하는 국감이기 때문에 전체 국감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면서 평가를 유보했다. 김종석 의원은 “낙제는 아니고 70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자꾸 야당에서 정치적으로 국감을 이용하려 하는 것이 당초 취지와 안 맞는 것 아닌가라는 아쉬움이 든다”고 덧붙였다.
 
야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F학점은 아닌 것 같다. 70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같은 당 이훈 의원은 “B학점 정도, 80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 의원들 개별적으로 보면 아주 열심히 일했고 산자위는 누진제 개편 문제 등 다룰 문제들을 다 다뤘다”고 평가했다.
 
가장 논란이 된 교문위 소속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도 “교문위에서 일반 증인을 한명도 채택하지 못한 점은 할 말이 없지만 국정 난맥상, 권력형 비리를 부각시키는 것에 대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70점 정도는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같은 당 채이배 의원은 80점을,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가장 낮은 60점을 줬다.
 
◇상시국감, 여당은 부정적 vs 야당은 긍정적
 
상시국감 체제에 대해서는 여·야의 의견이 분명하게 갈렸다. 여당 의원들은 행정부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종석 의원은 “행정부에 너무 부담이 될 것 같다. 해보니깐 의원들도 너무 힘들다”고 말했고, 김성원 의원은 “상기국감으로 하면 행정부가 일을 못한다. 국감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더 노력을 해야 된다”고 답했다. 송희경 의원은 “지금도 1년에 한두 달을 제외하고는 업무보고나 긴급현안질의 등 필요한 경우 정책질의를 할 수 있다. 짧은 기간을 하더라도 국감을 내실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공무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춘숙 의원은 “국감 기간만 모면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어 상시국감이 방법이다. 특히 여가위는 다른 상임위 끝나고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덜 쓰게 되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답했고, 제윤경 의원은 “영국은 국회가 안 열리는 날이 며칠 안 된다. 감시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하며 상시국감을 하면 1년 내내 심도있게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희 김종대 의원은 "지금의 국감은 수박 겉핥기다. 상시국감도 찬성하지만 그것보다 소위원회 국감체제가 되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그는 "국방위만 해도 위원장 빼고 의원이 16명인데 발언시간을 충분히 줄 수 없다. 소위원회 청문회 제도를 활성화해 상시국감으로 연결해야 내실 있는 국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판보다 상대 당 의원 칭찬하는 훈훈함도 보여
 
여야 초선 의원들은 이번 국감에 대한 평가에서 상대 당 의원들을 칭찬하는 훈훈한 모습도 보였다. 국감을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의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상대 당 의원을 거론하는 의원이 많았다. 김성원 의원은 “더민주 김해영 의원이 나름 준비도 잘하고 날카로운 질문을 많이 했다”고 평가했고, 지상욱 의원은 최운열 의원을 거론하며 “야당이지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잣대로 질의를 하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더민주 제윤경 의원은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을 거론하며 “행정부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을 잘 알고 계시고 잘 꿰고 있어 정확하게 지적하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고, 채이배 의원에 대해서는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김종대 의원은 더민주 김병기 의원을 거론하며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잘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송희경 의원은 “생활 밀착형 이슈와 민생 챙기기에 주력했다”며 같은 당 배덕광 의원을 거론했고, 이훈 의원도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을 거론하며 “목표를 정해놓고 다뤄야할 분야에 집중력을 발휘하는데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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