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중국 정부가 한국 등 외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를 줄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전날 중국 관련주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우려감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식 발표가 아닌 구두 지침인 만큼 전날 관련주들의 급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일관적인 방침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단속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면서 “주요 업체들의 실적 우려는 그 이상으로 전일 주가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 보도로 중국 관련 소비주가 작년 수준의 밸류에이션으로 후퇴한 것은 ‘과매도 수준’”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관련주들의 급락 소식을 전하면서 “과도한 반응”이라고 평가했으며 “아직 이번 규제가 확실한 것인지 중국 당국과 확인된 사실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물론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후속 대책들이 발표된다면 중국 관련 소비주 전반적인 타격은 피할 수 없겠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상황에서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일부 중국 언론들 사이에서는 방한 규제 방침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업종별로는 특히 화장품의 경우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중국 내 한국 화장품 브랜드력이 있는 만큼 추가 주가 하락이나 큰 폭의 실적 악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경우 면세점 매출은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메리츠종금증권은 “화장품 면세 채널이 둔화되더라도 현지화된 업체들의 본토에서 높은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주가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행 업종의 경우 인바운드 비즈니스 관련 수익은 크게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업에서 인바운드 비즈니스 자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로 미미하지만 사드 등의 영향으로 연말까지 한중 긴장 모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연말까지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 연구원 역시 “이번 제재 조치의 지속성 여부는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저가 덤핑 관광 등이 없어지면서 오히려 이번 규제가 여행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여행사업자 매출 비중에서 인바운드 여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이하인데다 비정상적인 원가 구조로 이익에 기여하는 부분이 없다”며 “이번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면 인바운드 여행업 원가 구조 정상화를 통해 덤핑 관광이 사라져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가 저가 매수 국면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드 영향이 반영됐고 브랜드력에 이상이 없다면 막연한 우려에 의한 주가 하락은 저점 매수 기회”라고 덧붙였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명동거리. 유커 관련주는 26일 대부분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뉴시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