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연평균 14%씩 증가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과실 비율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과실비율 인정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자동차보험 과실상계제도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 연구위원은 "과실비율 분쟁 증가는 분쟁조정 비용 등 사회적 비용 증가와 과실상계제도에 대한 신뢰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사고 증거 확보와 수정요소 적용의 일관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쟁은 2012년 개인용 기준 차 사고 100건 가운데 0.75건에서 2015년 1.12건으로 연평균 14% 증가했다. 반면 개인용 차 사고 건수는 같은 기간 연평균 2.2% 증가에 그쳤다.
이처럼 사고 건수 증가보다 과실 비율 분쟁이 많은 것은 과실 비율과 관련 분쟁이 많은 이유는 차량가액 상승으로 인한 손해액 증가와 사실관계 확인의 어려움으로 인한 사고 당사자의 주장 번복, 그리고 이로 인한 수정요소 적용 등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관련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2012년 307건에서 2014년 855건으로 대폭 늘어 올해 10월 기준으로는 1336건이나 접수됐다.
전 연구위원은 객관적인 사고 증거 확보를 위해 보험회사가 사고보고서를 작성하고 운전자의 서명 확인을 받는 방안을 도입해야 하며 수정요소 적용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수정요소가 정의하는 과실비율의 객관화, 그리고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반영한 수정요소 적용 개수 제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정요소 적용 가이드라인을 법원이 주도적으로 확립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교통문화에 적합한 과실비율 인정 기준을 정립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계, 업계, 법조계, 경찰, 시민단체 통합의 TF를 구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순찬 부원장보는 이번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보험산업은 신뢰를 근간으로 하고 있으므로 보험사가 과실비율 산정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며 "만약 과실비율 산정이 단 한 건이라도 잘못됐을 경우 보험산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도 불합리한 관행 개선 중 자동차보험을 첫 번째로 선정해 자동차보험 신뢰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과실비율과 무관한 자동차보험 할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