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부진 속 선방한 이유는?

'소통남'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최연소·최장수 CEO’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입력 : 2016-10-31 오전 6:00:00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3분기 대내외적인 악재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현대차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012330)와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086280)만이 영업이익이 각각 7.7%, 2.9% 상승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올해 5월 새롭게 현대모비스 수장으로 임명된 부드러운 '소통남' 임영득 사장과 현대차그룹 사상 ‘최연소 대표이사’와 ‘최장수 CEO’ 타이틀을 지키고 있는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의 리더십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을 상승한 반면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는 현대·기아차 부진 여파를 그대로 흡수하며 영업이익이 40% 이상 줄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지난 3분기 매출액은 8조7780억원, 영업이익은 721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3.5%, 7.7% 증가했다.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가 같은기간 신흥시장 부진, 노동조합의 장기 파업을 겪으며 각각 29.0% 감소한 1조681억원, 22.5% 감소한 52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모듈 및 핵심부품 제조부문은 완성차 물량감소 불구에도 국내외 고사양 차종 증가와 신차효과 때문이다. 
 
모듈 및 핵심 부품 제조사업 누적매출은 23조208억원으로 지난해 21조3186억원과 비교해 8.0% 증가했다. A/S부품사업 부문은 UIO(차량운행대수) 증가, 미주·유럽 판매호조 및 원달러 약세 등 환율효과로 수익이 증가했다. 여기에 물류 합리화, 재고관리 효율화를 통한 원가절감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부품판매 올해 누적매출도 4조9508억원으로 지난해 4조7123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현대글로비스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한 3조819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835억원으로 2.9% 증가했다.
 
3분기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에 따라 국내 완성차 운송 서비스, 수출 물량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았으나 러시아와 브라질 현지 공장에 신규 차종이 투입되고 기아차 멕시코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CKD(반조립제품) 공급이 확대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대외적으로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이처럼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회사의 수장의 리더십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 현대모비스 새수장으로 임명된 임영득 사장은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현대자동차 체코공장 생산담당 상무,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법인장(부사장), 현대파워텍 대표(부사장) 등 국내외 생산기지를 두루 거친 ‘생산통’을 통한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외공장의 생산품질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지역별 사정을 잘 아는 생산기술 전문가인 임 사장이 리더십이 통했다는 평가다.
 
취임 이후 7년째 대표직을 지키고 있는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이 그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취임 첫해였던 2009년 현대글로비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1927억원, 1452억원이였지만 지속적인 사업 확대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980억원, 매출액은 14조6712억원으로 7년 사이 매출액을 무려 10조원 이상 규모가 확대됐다. 
 
반면 형님격인 현대·기아차는 3분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판매목표량인 813만대를 달성하는 것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사적인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임직원 교육 강화, 임금삭금 등 긴축경영으로 돌파구 찾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신차판매 부진과 최근 발생한 품질논란 책임 등을 이유로 지난 14일 곽진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을 퇴임시키고 후임으로 ‘전략통’으로 꼽히는 이광국 워싱턴 사무소장(전무)을 임명했다.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왼쪽)과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사진/뉴시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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