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대우건설(047040) 지분을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넘겨주는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대우건설 매각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 금호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돈을 빌린 은행, 증권사 등 FI들을 만나 오는 15일 시작되는 풋백옵션 행사시점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금호그룹은 행사시점 연기 요청과 함께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하면 풋백옵션 행사를 포기하고 대신 대우건설 지분을 받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FI가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면 풋백옵션 대신
금호산업(002990)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18.6%를 받게 돼, 대우건설 지분 57.6%와 경영권을 가지게 된다.
대우건설 지분을 넘기는 방안에 대해 금호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풋백옵션 행사시점 연기에 대해서는 “풋백옵션이 시행되면 그 부분이 금호산업의 부채로 잡히면서 계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연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금호그룹은 지분 양도 방안이 하나의 대비책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부정적인 파장을 완전히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의 자금조달 능력이 뚜렷하지 않아 매각이 실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방안이 나왔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하더라도 FI들이 이 같은 방안을 받아들여줄 지는 미지수다.
금호산업으로부터 넘겨받을 대우건설 지분은 모두 6071만6522주로 현재 주가를 1만2천원으로 가정했을 때도 약 7300억원밖에 안돼, 풋백옵션 지급액인 4조2천억원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또 FI들 숫자가 많아 지분 매각 과정이 복잡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분을 팔더라도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