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가을철 환절기에 자주 나타나는 소아 피부 발진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아의 단순한 피부 발진이나 피멍 또는 벌레에 물렸거나, 두드러기, 음식 알레르기 등을 피부 트러블로 오해하고 있다가 점차 발진이 심해지면서 갑작스런 다리 통증과 함께 복통이 동반되는 'HS자반증(Henosch-Sonlein purpura· HS purpura)'이 최근 들어 소아에게 늘어나고 있다. 중앙대의료원의 도움말을 통해 HS 자반증에 대해 알아본다.
HS자반증은 피부 진피층으로 적혈구의 유출되면서 피부가 붉은색이나 보라색으로 변색되는, 단순 피부 발진이 아닌 일종의 혈관염이다. 면역세포가 자신의 혈관을 남의 것으로 오인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혈관이 터지면서 피멍을 만드는 질병이다.
이대용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HS자반증은 주로 봄철 또는 늦가을 같은 환절기 호흡기 감염 이후 소아에게 흔하게 발생하는데, 보통 알레르기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토피, 비염,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은 아니며 일종의 자가면역성 혈관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자가면역성 혈관염은 자신의 혈관을 스스로 공격해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특히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 이후나 약물복용으로 인해 면역체계에 혼란이 발생하며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HS자반증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17세 미만의 청소년에서 10만 명당 10~30명 정도로 나타나는데, 대부분 3세에서 10세 사이의 소아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특히 6세 소아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 갑자기 다리나 둔부에 이상한 피멍이나 발진, 자반(반점)과 관절통이 주요 증상이다. 구토, 혈변, 복통과 같은 위장관 합병증 역시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HS자반증에 의해 신장 합병증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어 다른 일반적인 피부 질환과 구분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국내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HS자반증 환자의 3분의 2이상의 환자에서 관절통과 함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복부 증상(60~70%)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약 33%는 위장관 출혈로 이어지고, 약 40%는 혈뇨, 단백뇨 등의 신장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HS자반증은 계절적인 영향도 많이 받는다. HS자반증은 여름철에는 드물지만 호흡기 감염이 많은 환절기인 10~11월에 전체 환자의 3분의 1정도가 발생한다.
HS자반증은 피부의 자반증이 특징적으로 나타나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초기에는 붉은 점을 찍어놓은 듯하지만 주변 피부에서 도드라진 모습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퍼런 멍처럼 변한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관절이나 위장관 증상에는 효과가 있지만 피부 자반이나 신장염에 대해서는 큰 효과는 없다. 그러나 신증후군 혹은 급속 진행성 신장염의 형태로 심하게 발병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또는 면역 억제제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이 교수는 "합병증이 없는 HS 자반증의 경우는 특별한 치료 없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합병증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위장관 출혈이나 장중첩증, 천공, 신부전 등과 같은 심각한 증세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에 의한 세심한 진찰과 검사 등이 필요하다"며, "복부초음파 검사, 내시경 검사, 소변 검사를 통해 합병증 여부를 진단할 수도 있으며, 합병증이 발생하였을 경우 스테로이드 등과 같은 면역조절 치료를 통해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S자반증은 3세에서 10세 사이의 소아에게 흔히 발생하며, 신증후군 또는 신장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중앙대의료원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