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긴급체포

직권남용 등 혐의…"증거인멸 우려 있어"

입력 : 2016-11-02 오후 11:45:15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정농단의 주인공 최순실(60·개명 최서원)씨와 함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설립한다는 구실로 대기업들로부터 거액을 뜯어낸 안종범 전 대통령실 정책조정수석이 긴급 체포됐다.
 
박근혜 대통령을 최 측근에서 보좌하던 청와대 수석에서 물러난 지 3일만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2안 전 수석이 본인의 주요 혐의를 부인하고 출석 전 핵심 참고인들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한 점, 공범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안 전 수석을 체포하지 않을 경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높아 오늘 오후 11시40분에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최씨와 공모해 대기업들로부터 미르재단 설립 자금으로 486억원, K스포츠재단 설립 자금으로 288억원 등을 지원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을 받고 있다
 
또 경제수석으로 있던 지난 226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을 만나 재단 거점 시설 건립 자금 명목으로 70~80억원을 지원하도록 압력을 넣으면서 이 가운데 3억원을 받은 의혹도 있다.
 
이와 함께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자 최씨와 연락하면서 두 재단 관계자들에게 회유와 협박으로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못하게 하는 한편, 증거를 인멸한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앞서 특수본은 이날 오후 최씨를 직권남용 및 사기미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일반인인 최씨는 공무원 범죄인 직권남용 적용대상이 아니지만, 안 전 수석과의 공모 관계가 드러나 공범으로 처리됐다. 그런 만큼 안 전 수석 역시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긴급체포 만료 시한은 48시간이다. 이에 따라 특수본은 안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늦어도 오는 4일 오후에는 청구할 전망이다.
 
특수본은 이날 안 전 수석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에서 대기업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그 과정에 박 대통령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또 최씨와의 공모관계와 재단 자금의 용처 등을 강도 높게 캐물었다
 
한편, 안 전 수석은 이날 검찰에 소환돼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잘못한 부분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개입여부와 최씨를 알지 못한다고 거짓 해명을 한 것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밝히겠다며 입을 다물었다.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의 배후로 지목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 받기위해 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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