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지난달부터 금융기관 주도의 집단대출 규제가 시작됐으나 청약 광풍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역대 가장 많은 청약자가 시장에 몰렸으며, 이 여세를 몰아 이달에는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진다.
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74개 단지에서 공급된 4만19가구(일반분양 기준)에 신청한 1순위 청약자는 무려 82만840명으로,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된 2007년 이후 월별 청약자 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 달 동안 5만2446가구가 분양됐던 지난해 11월의 청약자 수가 60만8000여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공급물량은 줄었는데, 청약자 수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의 비율도 높아졌다. 지난달 전국 분양 단지 중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는 모두 63곳으로, 전체 분양단지의 85.1%를 차지했다. 월별 1순위 마감 비율이 80%를 넘어선 것은 2010년 9월(90%) 이후 6년1개월 만이다. 지난 9월까지 만해도 1순위 마감 비율은 50~60% 수준에 그쳤다.
서울에서는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인 '고덕그라시움'이 1621가구 모집에 올해 서울 최다건수인 3만3631명이 청약했다. 마포구 신수1구역을 재개발인 '신촌숲 아이파크'도 395가구에 2만9545명이나 접수했다.
특히 부산은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달 서울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33 대 1이었던 반면, 부산은 188 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청약에 나선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는 446가구 공급에 무려 13만2407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리면서 평균 29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고덕그라시움 분양 당시 견본주택 내 방문객들 집객 모습. 사진/대우건설
이 같은 청약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부동산대책이 발표됐지만, 이달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분양 물량이 대기 중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전국 96곳에서 6만8709가구(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 제외)가 분양된다. 이는 지난 달 분양실적인 5만7590가구보다 19.3% 증가해, 단지수와 가구수 모두 올 들어 최대치였던 지난달의 실적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또 지난해 같은 달 5만9592가구 보다도 15.3%나 늘었다.
지역별 분양물량을 살펴보면 경기도가 2만85가구(29.2%)로 가장 많으며, 강원도 7220가구(10.5%), 서울 6834가구(9.9%), 경남 4484가구(6.5%), 인천 4423가구(6.4%)순으로 나타났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신규 분양물량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11월에 공급됐던 분양물량 중 가장 많은 수치"라며 "11월은 겨울이 시작되는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올해는 부동산대책에 따른 규제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