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보유한 택지 물량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내년 분양시장이 어두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택지 공급은 감소하는 반면 건설사들은 최근 2년간 신규 주택을 대거 공급하면서 보유 택지를 대부분 사용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대출 심사 강화 등 정부의 전방위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정비사업 물량이 남아 있는 서울 지역은 여타 지방 도시와 달리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9월 전국 주택 인허가물량은 4만8024가구로 지난해 9월 8만7955가구 대비 45.4% 감소했다. 이중 수도권은 1만4872가구로 지난해 9월 대비 71.0%나 감소한 반면 지방은 3만3152가구로 9.8% 줄어드는 데 그쳤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기준 수도권은 20.0% 감소한 반면 지방은 15.6%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대규모 공급물량이 쏟아지면서 건설사들이 보유한 수도권 택지가 대부분 소진되고, 이에 따라 인허가 물량도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LH가 공급하는 공공택지 물량이 축소된 데 이어 8.25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내년까지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을 중단하면서 건설사가 보유한 수도권 택지가 대부분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공급물량이 수도권 지역에 집중되다 보니 보유하고 있던 택지는 대부분 소진됐다"며 "올 연말까지 계획했던 물량을 다 분양하고 나면 서울 지역 정비사업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통계를 보면 지난해 수도권 지역에서만 26만8500여가구가 공급됐다. 이어 올해에도 26만1000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2년 사이 수도권에서만 50만가구 이상이 공급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는 지난해와 올해에 비해 분양시장이 하락세를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건설사들이 보유한 택지가 거의 없는 데다 인천 지역 일부를 제외하고 수도권 지역의 대규모 개발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는 이유에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주택 관련 대출 규제 강화로 소비자들도 부동산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 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투자심리 위축과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인해 택지를 보유한 건설사들도 내년부터는 분양일정을 뒤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만 서울의 경우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 물량이 다소 남아 있기 때문에 침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방과 달리 연착륙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년 예정된 대규모 입주물량도 분양시장 하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2014년부터 공급된 77만가구의 물량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한다"며 "대규모 입주물량이 한 번이 몰리게 되면 집값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2년간 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건설사들이 보유한 택지가 소진되면서 내년부터는 분양시장의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센트럴 에일린의 뜰' 견본주택. 사진/아이에스동서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