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기획재정부가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이 향후 경기침체와 저출산·인구고령화 지출확대 등이 맞물릴 경우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국가재정운용계획 분석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실질 성장률을 3.0%로 예상했다. 예정처의 2.7%는 물론 LG경제연구원(2.2%), 한국경제연구원(2.2%), 현대경제연구원(2.5%) 등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 각 분야의 생산성 둔화, 세계경제의 저성장 추세 등을 고려하면 정부의 성장률 예측이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20년 국세·기금수입 등을 망라한 정부 총수입 예상액도 정부 476조4000억원, 예정처 472조1000억원 등으로 차이가 난다. 정부의 예상이 어긋날 경우 향후 적자 재정운용이 불가피하고 필요한 곳에 재정투입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부의 낙관적 경제예측으로 현 시점에서 필요한 산업재편이 유예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서도 정부는 클락슨의 낙관론에 기대 조선3사 구조조정 과제를 차기 정부로 떠넘겼다. 2016~2020년 한국 조선사 주력선박 평균 발주액에 대한 두가지 전망치(클락슨 237억 달러, 맥킨지 163억 달러) 중 클락슨의 전망을 택한 것이다. 향후 몇 년 간 우리 조선사들이 경쟁국 대비 수주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의 11조2000억원 규모의 발주지원 대책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예산안 수립 단계부터 각 부문별 효과를 분석해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보건이나 복지, 고용분야에서 인구고령화로 인한 추가 재정지출 가능성을 감안해 거시총량 차원의 의무지출 관리에 들어가고 산업 분야에서도 비효율이 발생한 금융지원 재조정과 에너지공기업 경영효율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향후 증가하는 복지재원을 감안해 종합적인 세제개편방안을 마련하고 세대간 형평성을 고려한 재정전략 수립, 행정부의 재정정보 투명성 확보 등도 필요하다고 예정처는 지적했다.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오른쪽 첫번째)가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7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