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눈'질환, 정기검진 '최선'

안과질환, 초기 증상 거의 없어…수분섭취·눈 휴식 '필수'

입력 : 2016-11-09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가을이 깊어지면서 건조한 바람을 타고 전국적인 '눈 몸살'이 시작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찬바람으로 인해 눈의 수분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눈이 빡빡한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지만, 눈 표면에 상처나 염증이 생기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일 수 있고 눈 주변의 통증과 더불어 심각한 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화의료원의 도움말을 통해 여성들이 흔히 걸릴 수 있는 눈질환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여성들은 눈 화장을 많이 하고 폐경 전후로 겪는 호르몬 이상까지 더해져, 남성들보다 눈이 건조하고 피로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전체 안구건조증 환자의 비율은 여자가 3만3211명(64%), 남자 1만8503명(36%)으로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에 비해 2배 가까이 많다.
 
녹내장은 안압이 지나치게 높아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말기쯤 동공 안쪽이 녹색으로 변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압이 40mmHg 이상 갑자기 오르지 않는 이상, 자각 증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초기 증상이 전혀 없다가 말기에 이르러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녹내장은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녹내장 환자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1.18배 많다. 특히 여성의 경우 5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폐경 이후 여성들에게 녹내장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루민 이대목동병원 교수(안과)는 "녹내장 예방을 위해서는 안압을 높이는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옆으로 자는 습관이나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드는 경우, 과도한 카페인 섭취와 흡연 등은 안압을 높인다"며 "특히 어두운 환경 속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급성 녹내장 발병을 촉진시키는 위험 요인이므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밝은 환경에서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중간 중간 눈을 쉬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구건조증 역시 남성보다 여성 발병률이 2배 가량 높다. 눈동자에는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이 있다. 지방층이 유지돼야 눈물이 빨리 증발하지 않는다. 이 지방 성분을 분비하는 곳이 노화, 미세먼지, 화장품 같은 외부 자극에 의해 막힐 수 있다. 콘택트렌즈, 눈 화장, 경구피임약 복용 등의 생활습관들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갱년기 여성들이 주로 복용하는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고혈압약, 이뇨제 등의 일부 성분은 눈물 생성을 억제해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하려면 하루 8~10컵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책을 읽거나 TV를 볼 때 각막을 덮고 있는 눈물 층이 잘 작용할 수 있도록 눈을 자주 깜빡이고, 책이나 TV를 눈 위치보다 약간 아래쪽에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60% 정도로 유지하면 눈물 증발을 줄일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당이 높은 피가 혈관을 타고 흐르면서 눈을 망가뜨리는 병이다.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시력도 정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눈부심이나 눈 안에 출혈로 인한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를 불현듯 느끼게 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이미 치료를 하더라도 정상적인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 중인 당뇨 환자라면 당뇨망막병증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당뇨망막병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31만 명으로, 그 중 여성 환자가 50.5%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여성의 경우 임신을 하면 당뇨병을 유발하는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일시적으로 망막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평소 당뇨병을 앓고 있던 임신부라면 이러한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당뇨망막병증 발생 확률이 3배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 진단을 받았다면 즉시 안과 검진을 함께 받아야 한다. 또 당뇨망막병증을 진단 받았다면 2~4개월마다 꾸준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당뇨를 앓고 있던 여성이 임신한 경우 3개월에 한 번씩 안과 검진을 받도록 하며, 출산 이후에도 6개월까지는 꾸준히 안과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전 교수는 정해진 기간을 두고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눈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 교수는 "일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일반화되어 있지만, 안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실명을 유발하는 안과질환들 중 대부분은 발생 초기에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거나 연령이 높으면 안과 검진을 반드시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과질환은 초기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수적이다.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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