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올해 중소형운용사들이 대형운용사의 성과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운용사들이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권을 휩쓴 반면, 미래에셋운용을 비롯해 자산이 1조 넘는 대형운용사들은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 트러스톤운용·알리안츠운용 수익률 '최고'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연초 이후 운용사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4일기준) 1위는 트러스톤자산운용으로 67.0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주식형 평균인 47%를 무려 20%나 웃도는 성과다. 2위는 알리안츠운용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은 59.28%였다.
두 운용사 모두 펀드수가 3개였으며 순자산도 1300~1400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성과면에서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이외에도 유진운용과 아이운용, 와이즈에셋운용 등 순자산이 1000억이 되지 않는 중소형 운용사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중소형운용사의 선전에 대해 전문가들은 "펀드규모나 운용펀드 수가 많지 않다보니 시장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고 주력펀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병훈 대우증권 펀드연구원은 "연초 이후 중소형주와 대형주의 강세가 시기별로 달랐는데 중소형 운용사들은 그 때 시장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용해왔다"고 말했다.
트러스톤운용 관계자도 "일정부분의 섹터에 주력한 게 아니라 전체 시장의 포트폴리오를 따라가면서 특정 시기별로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업종이나 종목을 담은게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 대형운용사 대부분 하위권.. 한국밸류 '꼴찌'
반면, 대형운용사의 경우 한국운용(순자산 2조 400억)과 KB운용(1조 9970억) 두 운용사만 수익률 10위권에 랭크됐으며 대부분 수익률 하위원에 머물렀다.
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미래에셋자산운용(22조 3935억원)은 46.15%로 시장평균을 밑돌았으며 신영운용(1조 6270억), 신한BNPP운용(1조 6778억)도 40%대였다.
특히, 1조 2000억원 가량을 운용하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연초 이후 35.58% 오르는 데 그쳐 국내운용사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대형주위주로 시장이 상승했는데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가치주스타일의 운용사들은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소외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밸류의 경우 외인들의 매수세가 몰렸던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의 투자비중은 거의 없었고 한국전력이나 KT 등 소외됐던 통신 비중이 높아 수익률 저하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이에 한국밸류운용 관계자는 "최근 시장흐름과 역행하면서 수익률이 저조해졌지만 오히려 가치있는 중소형주를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운용인력이나 운용방향의 변화는 없으며 그대로 장기투자문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