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경제에 부정 영향 최소화 총력

정부, 시장 상황 24시간 모니터링 실시…"기회요인은 잘 활용할 것"

입력 : 2016-11-10 오후 4:40:55
[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됨에 따라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금융·외환시장 뿐 아니라 실물경제까지 아우르도록 확대 개편해 경제부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취지다.
 
또 수출분야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의 통상정책 방향과 새로운 한미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10일 정부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2'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대선결과 발표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및 경제적 영향을 점검했다.
 
일단 시장예상과 달리 트럼프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위험회피성향이 고조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이다. 아시아 증시는 미국 대선을 전후로 큰 폭의 하락을 보였으며 우리 시장은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상승했다.
 
정부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을 감안할 때 미국 경제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도 불확실성 확대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교역 위축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단 정부는 대선 결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실물경제까지 확대하고,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을 차관급 TF(기재부 1차관 주재)로 격상해 대응방안 마련 등을 실무 총괄하기로 했다.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과도한 변동성 확대 움직임이 보이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기재부·금융위·한은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시장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시장안정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또 은행 외화차입 여건 등을 매일 점검하고, 유동성 외화자산 추가 확보 등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에 나선다.
 
정부는 무엇보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심층분석을 토대로 적극적인 교역과 투자확대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날 주형환 산업부장관은 전경련·미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한미재계회의 연설을 통해 '한국의 통상정책 방향과 새로운 한미경제협력방안'을 제시했다. 양국간 교역 확대를 위해 상호투자를 증대하고, IoT, AI,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를 협력한다는 것이다.
 
주 장관은 한미 FTA가 체결된 2011년 이후 세계교역규모가 10% 감소했지만 양국간 교역은 15% 증가했다며 한미 FTA가 양국 경제협력과 번영의 플랫폼으로 잘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밸류체인 확산, 기업 내 무역 등으로 국가간 R&D, 인력 협력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기술과 우수한 인적자원을 갖춘 미국과 ICT, 제조업을 보유한 한국기업들이 협력할 경우, 전기차·스마트그리드·에너지저장장치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꼭 부정적 측면 뿐 아니라 기회요인도 잘 살려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기업이나 정부 입장에겐 트럼프 당선이 기회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중국 성장에 따라 혜택을 많이 봤는데 트럼프 후보가 인프라 투자를 이야기하고 미국 경제에 대해서 경제강국으로서 의지를 밝혔다""미국은 글로벌 경제 가운데 그나마 투자여력이 있고 성장을 하는 곳인데 전체 투자나 산업의 흐름을 더 적극적으로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프라 투자도 한다고 하니 협력하고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뭔지 찾아보고 있다""정부·민간 할 것 없이 그런 노력을 함께 해서 국민 불안을 불식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차관은 또 트럼프의 공약이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에 대해 지켜보고 소통하면서 대응전략을 다듬겠다고 밝혔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이 확정적이지 않은 만큼 향후 경제팀 인선과 행정부·의회 간 역할조정 등을 살피면서 향후 무역질서와 산업정책 재편 움직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해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국제공조를 통해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지나치게 확산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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