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감정싸움 멈추고 공조 재구축

대표회담·성명발표 등 박 대통령 압박…압도적 퇴진여론도 강력한 우군

입력 : 2016-11-17 오후 4:06:18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지난 14일 추미애 대표의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제안과 철회를 놓고 한동안 감정싸움을 벌이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다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수습을 위한 공동행보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2~3일 간 야권 공조에 대해 국민들에게 심려 끼쳐드린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야3당이 박 대통령 퇴진운동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박 위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추 대표가 중간에 한 사람을 두고 며칠간 (양자회담을) 추진한 것으로 안다. 추미애의 최순실”이라는 말로 추 대표 결정과정에 이른바 ‘비선’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비선 실세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면 소상히 밝히고 근거가 없으면 정중히 사과하라”(김민석 특보단장), “분열의 언어 대신 단결의 언어로 함께 힘을 모으는데 앞장서달라”(김경수 의원)는 반박이 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야당 내 국면수습 주도권 싸움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각 당 사이에서도 자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점차 진정되는 모양새다. 추 대표의 박 대통령 양자회담 제안 즉각 철회를 요구했던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전날 “추 대표가 나쁜 의도로 단독회담을 추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약간 삐걱거렸던 야권 공조가 오늘부터 정상화된다”며 “야3당 대표회동 등을 통해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초 16일 내로 실시될 예정이었던 검찰의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지연되고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합의한 특검법 처리를 새누리 소속 법사위원들이 한동안 반대하는 일 등이 발생하는 가운데 야당 공조를 통한 정국돌파는 필수다. 전날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의 야3당 합동 의원총회 제안에 대해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의원들 간 공동행동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소속 의원 전원과 무소속 김종훈·윤종오·서영교 의원 등 168명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박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하며 검찰 수사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식물정부의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데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에 대해서도 “대통령을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규정한 것 자체가 대통령이 저런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의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여론도 야당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리얼미터가 이날 전국의 19세 이상 유권자 1525명을 상대로 조사·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사태에 대한 박 대통령의 책임방식을 묻는 질문에 ‘과도내각 구성 후 즉각 사퇴(질서있는 퇴진론)’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43.5%,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 20.2%, 즉각 사퇴 후 현 황교안 총리가 권한을 대행토록 해야한다는 의견 10.2% 등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을 탄핵하거나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73.9%에 이른다. 같은 날 실시된 대선후보 조사에서 박 대통령 탄핵 주장을 지속 제기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도가 10.5%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11.9%)에 육박하고 있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청와대의 일방통행식 결정이 민심 이반을 더욱 가속화하는 가운데 오는 1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개최되는 제4차 민중총궐기 후에 박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4차 집회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교생들의 대규모 참석도 예상된다.
 
한편 야3당 대표들은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영수회담 개최문제 등을 논의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야당, 무소속 국회의원들이 17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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