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씨 의혹의 중심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조사를 미루고 있는 것에 대해 검찰이 늦어도 오는 18일까지 대면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16일 "어제 (박 대통령 변호사) 발언을 보니 내일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며 "어제는 목요일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야말로 마지노선을 넘으면 금요일까지도 가능하다고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애초 검찰은 이날 박 대통령을 참고인 신분으로 대면조사할 계획이었지만,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15일 조사 연기를 요청하면서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유 변호사는 15일 "현재 최순실씨만 수사가 거의 완료되고, 이번주 기소를 앞두고 있을 뿐"이라면서 "검찰은 사실관계를 대부분 확정한 후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원칙적으로 서면조사를 원하지만, 부득이하다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받겠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물리적으로 대면조사보다 서면조사가 더 불가능하다"면서 대면조사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직권남용·사기미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최씨의 구속 기간 만료가 오는 20일인 만큼 19일쯤 최씨를 기소하기 전에는 박 대통령을 조사하겠다는 것이 검찰의 계획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관련해 다수의 대기업이 각각 486억원과 288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최씨의 혐의에 박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으로 보인다.
최씨와 공모한 안종범(57·구속) 전 정책조정수석과 박 대통령이 발표한 각종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 등 국가 기밀과 관련된 문서를 최씨에게 전달한 정호성(47·구속) 전 제1부속비서관의 혐의에도 박 대통령이 개입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한편 박 대통령의 조사 시기 등과 관련해 유 변호사는 17일 의견을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게이트로 야 3당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당론으로 정하는 등 정국이 혼란스런 16일 오후 경복궁 신무문에서 바라본 청와대 정문에서 경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