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정유라 특혜' 이대에 입학취소 요구

입학처장 등 관련자 중징계 요구···최순실 모녀·최 전 총장 수사의뢰

입력 : 2016-11-18 오후 1:10:24
[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입학과 학사 관리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교육부가 이화여대에 정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했다.
 
또 정씨에서 특혜 제공 혐의가 인정되는 교수들을 중징계하는 동시에 업무방해죄로 고발하기로 했다. 징계 혹은 고발 대상이 되는 이대 교직원은 18명이다. 최씨 모녀와 최경희 전 이대 총장에 대해서도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이대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체육특기자 입시과정과 입학 이후 학사관리에서 정씨에게 모두 부당한 특혜가 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입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정씨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사실을 면접 평가위원들에게 미리 알렸고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 도중 "수험생 가운데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침과 달리 면접고사장 내에 '금메달' 반입을 허가하는 등 면접평가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 본인도 반입할 수 없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면접고사장에 들고 들어갈 수 있도록 먼저 요청하고, 면접 당시에도 테이블위에 금메달을 올려 놓고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하는 등 스스로 공정성 저해 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일부 면접위원이 서류 평가 점수가 더 높은 학생들에게 낮은 면접 평가 점수를 주도록 유도하기 위해 과락대상자의 수험 번호를 호명해 위원별 점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정씨에게 특혜를 준 사실을 확인했다. 서류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다른 학생들에게 면접에서 낮은 점수를 줘 결과적으로 정씨가 합격할 수 있도록 면접위원별 점수를 조정한 사실도 확인됐다. 
 
하지만 이 부총리는 정씨 때문에 탈락한 학생에 대해서는 "현재로써 그를 합격자로 돌리는 규정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출석·학점 부여와 관련해서는 정씨가 입학한 지난해 1학기부터 올해 여름학기까지 8개 과목의 수업에 한 차례만 출석했거나 출석 대체 자료가 없는데도 출석이 인정됐다. 시험을 보지 않거나 과제물을 내지 않은 과목에서도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의 경우 해당 정씨가 기말 과제물을 제출하지 안자 담당교수 본인이 직접 액세서리 사진,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정씨가 제출한 것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코칭론' 수업의 경우 다수의 맞춤법 오류, 욕설?비속어 사용 등 정상적인 과제 수행으로 볼 수 없음에도 이를 인정하여 학점을 부여했으며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의 경우 정씨가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음에도 본인 명의의 답안지가 제출되는 등 대리시험 의혹은 물론 온라인 강의에서 대리수강 흔적도 발견됐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또 교육부 관계자는 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일부 교수들이 연구비를 부당하게 수주했다는 의혹에 대해 "교육부 소관 3개 과제를 조사한 결과 선정절차상 비리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회의비 부당 사용과 외유성 출장 등 연구비 부당집행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 법령 및 학칙에 따라 정씨의 입학을 취소하도록 이대에 요구하기로 했다. 당시 입학처장 등 정씨에게 특혜를 준 관련자와 부당하게 출석처리를 하고 학점을 준 담당 과목 교수들은 중징계하도록 이대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대에 대해서도 입시부정에 따른 재정제재 조치로 정부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사업비 감액을 검토할 방침이며 향후 이대의 시행 명령 이행 상황에 따라 모집정원 감축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씨의 체육특기자 입시 및 학사관리 과정에서 특혜 제공 혐의가 인정되는 교수들은 업무방해죄로 고발할 예정이다. 또 추가 확인이 필요한 최씨 모녀와 최 전 이대 총장에 대해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앞으로 이같은 입시부정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해 체육특기자 입시비리 근절대책 및 학사관리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유라 관련 이화여자대학교 감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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