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새누리당을 공식 탈당한다. 원내·외 비주류 인사들이 선도적 탈당에 나서면서 사실상 분당 상태인 새누리당이 중대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남 지사와 김 의원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탈당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최순실 게이트 의혹으로 대통령의 자진사퇴 여론이 분출되는 가운데 이정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가 정권 두둔하기로 일관하자 이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한편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비주류 의원들은 이들의 탈당 기자회견 전후로 모임을 갖고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져 추가 탈당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여권 대선주자급 인사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새누리당 내 비상시국위원회 소속 인사들은 21일 박 대통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차원의 징계를 공식 요구했다.
시국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후 당 사무처에 징계요구안을 접수한 후 전날 있었던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내용을 요약하며 "현재까지 드러난 대통령의 위법 혐의만으로도 징계가 불가피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당 윤리위가 조속히 대통령의 징계 문제를 엄중히 논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징계요구안에는 국회의원 29명, 당협위원장 7명 등이 서명했으며, 당 윤리위가 실제 조사에 착수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다만 당원에 대한 제명은 윤리위 의결 후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 지도부 체제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최종 조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황 의원은 이날 오전 친박계 조원진 최고위원이 시국위원회의 움직임에 당헌·당규상 징계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정치적 패륜행위'라고 맹비난한 데에 "패륜이라는 것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할 도리에 어그러짐을 의미하는데 국민의 시각에서 본다면 누가 패륜하는 사람인지 알 것"이라며 오히려 친박계 인사들의 '백의종군'을 요청했다.
한편 여야 비주류 의원모임이 제안한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국회 본회의(또는 전원위원회) 소집 요구에 서명한 여야 의원들은 지난 16일 제안 이후 국회 재적 인원(300명)의 절반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명에는 새누리당 의원도 30명 이상이 동참했으며 4~5명이 추가로 서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에 대한 징계요구안 서명 인원과 '질서 있는 퇴진' 절차 논의를 위한 본회의 개최에 동의한 여당 의원들이 30명 수준에 달하면서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 200명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들을 포함한 야당 의원 수는 171명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국회 본청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 중인 원외당협위원장들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