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최근 5년 간 일반의약품 허가 건수가 크게 늘었으나 오히려 전체의약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했지만 시장에 안착한 제품은 전무해 실속이 없었다는 것이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일반의약품 허가 건수는 2011년 287개, 2012년 253개, 2013년 388개, 2014년 670개, 2015년 684개로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는 11월22일 현재 430개의 일반의약품이 허가를 승인받았다.
반면 전체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8.3%(2조5510억원), 2012년 16.9%(2조2990억원), 2013년 17.5%(2조4350억원), 2014년 17.4%(2조4610억원), 2015년 16.9%(2조4800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일반의약품은 1990년대에 전체의약품 시장에서 60%의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00년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일반의약품 점유율이 매년 하락하기 시작했다. 약국에서 간단히 약을 처방받았던 환자들이 병의원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의약분업이란 의사는 진료를, 약사는 약 조제를 하는 의료 역할 분담제도다.
의약품 시장도 전문의약품 위주로 재편됐다. 전문의약품은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매년 점유율을 높여 2009년 80% 이상 비중을 넘어섰다.
하지만 2012년 전문의약품의 보험약가를 절반(54.55%)으로 깎는 일괄 약가인하가 시행되자 전문의약품 시장이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제약사들에게 보험약가는 매출에 해당된다. 제약사들은 자구책으로 일반의약품을 주목한 것이다. 2014년에는 허가 건수가 전년비 2배 정도 급증하기도 했다. 그만큼 일반의약품 개발이 활발했다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2700여개의 일반의약품이 시장에 쏟아졌지만 100억원대 이상 성공한 제품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일반의약품 시장 특성상 신제품이 단기간에 반짝 매출을 올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의약품은 제품 브랜드 인지도가 성패를 가른다. 소비자는 익숙한 일반의약품을 지명 구매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국내서 100억원 이상 팔리는 30여개 유명 일반의약품은 30년 이상된 장수의약품이다. 신제품에 수십억원씩 광고비를 투자한다고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이미 소비자에게 익숙한 기존 의약품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으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면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일반의약품이 부각된 것"이라며 "히트 품목도 없고, 다품목 소량생산이어서 시장 규모는 정체 상태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