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개명 최서원·구속)씨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리처방 의혹에 대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최씨의 딸 정유라(개명 전 정유연)씨 관련 의혹들에 대해서도 수사 강도를 높였다.
특수본 관계자는 22일 "서울 강남구보건소가 최씨 담당 의사이자 대통령 자문의인 김상만 녹십자아이메드병원 원장을 대리 처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어제 배당했다"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전 직장인 차움의원 근무 시절 박 대통령을 최씨 자매 이름으로 대리 치료·처방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의해 대통령 자문의가 됐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차움의원에 대해 조사했고 최씨와 최씨의 언니 최순득씨 진료기록부상에 당시 박 대통령을 지칭하는 '박대표', 'VIP', '청'이라는 단어가 총 29차례나 들어간 것을 밝혀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검찰에 김 원장을 고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 원장은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표했다.
한편, 특수본은 이날 대학 입학과 승마 선수 활동 당시 여러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정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이날 오전 정씨의 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여대의 총장실과 입학처장실 등 사무실 20곳과 최경희 전 총장 자택 등 관련자 주거지 3곳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교육부는 정씨의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별감사를 실시했고 정씨에 대해 특혜가 있었다며 이화여대에 입학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특수본 관계자는 "정씨와 관련해 앞으로 수사가 계속 진행될 것이다. 조사 필요성이 있다면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검찰은 정씨의 승마 훈련 당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현 회장은 정씨의 독일 승마 전지훈련에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삼성이 최씨 모녀 소유의 독일 법인 비덱스포츠에 280만유로(약 35억원)를 송금한 것에 대해 조사했다. 이 돈은 원래 명목인 컨설팅 비용으로 쓰이지 않고, 오직 정씨를 위한 독일 현지 말 구매와 전지훈련 등에 쓰인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박상진
삼성전자(005930) 사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대한승마협회는 2020년까지 정씨 종목인 마장마술에 186억원을 지원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한국마사회는 이 로드맵 초기 작성자로 꼽히며 사실상 공동 기획을 도모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현 회장을 상대로 정씨의 독일 전지훈련에 한국마사회가 관여하고 특혜를 줬는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독일로 파견돼 정씨 훈련을 도운 의혹을 받고 있는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팀 감독을 지난 2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후 8일에는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서, 한국마사회 사무실, 대한승마협회 사무실, 관련자들 주거지 등 총 9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박 사장을 12일과 16일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15일 오후 신호등 사이로 보이는 서울 강남구 차움의원.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