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 기소)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이화여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해서도 소환을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관계자는 이날 "이대 의혹에 대한 정씨의 비리가 있거나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쯤까지 이대 총장실, 입학처 등 사무실 20여곳과 최경희 전 총장 등 관련자 주거지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8일 정씨가 이대 입학과 학사관리 과정에서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관해 지난달 31일부터 16일간 진행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씨의 이대 입학처장은 면접 평가위원들에게 정씨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사실을 미리 알렸고, 반입할 수 없는 금메달을 면접고사장에 들고 갈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일부 면접위원은 서류평가 점수가 더 높은 학생들에게 낮은 면접 평가 점수를 주도록 유도하기 위해 과락대상자의 수험번호를 호명해 위원별 점수를 조정했다.
정씨가 입학한 지난해 1학기부터 올해 여름학기까지 8개 과목의 수업에 한 차례만 출석했거나 출석 대체 자료가 없는데도 출석이 인정되는 등 학사 부분에서도 특혜가 제공된 사실이 드러났다. 정씨는 시험을 보지 않거나 과제물을 내지 않은 과목에서도 성적을 받았다. 특히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에서는 정씨가 기말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자 담당 교수 본인이 직접 액세서리 사진,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정씨가 제출한 것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정씨의 승마선수 활동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조사를 위해 이날 오후부터 현명관(75) 한국마사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현 회장은 정씨에게 관리비 면제와 함께 별도 훈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마사회 감독이 정씨의 교습을 해주도록 했다는 등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8일
삼성전자(005930) 대외협력담당 부서, 마사회 사무실, 대한승마협회 사무실과 관련자 주거지 등 9곳을 압수수색했고,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을 12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조사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22일 정유라씨에 대한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실과 입학처 등 사무실 2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진은 22일 오후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