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건국대병원은 심찬섭 소화기내과 교수(사진)의 논문이 미국내시경학회지 표지로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논문 주제는 미로캠 네비시스템(MiroCam-Navi)을 갖춘 마그네틱 캡슐을 이용한 위 내시경 검사다. 해당 연구는 국내 처음으로 실시됐다.
위내시경은 일반적으로 비디오가 장착된 내시경을 구강과 비강을 통해 삽입해 검사하는 데 자극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환자가 구역질을 하거나 체내로 공기가 들어가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진정내시경검사를 하기도 하는데 매우 드물긴 하지만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대안으로 나온 것이 캡슐내시경검사법이다. 카메라가 달린 알약같이 생긴 캡슐을 삼켜 식도와 위, 십이지장을 관찰하는 방법이다. 그동안 나온 캡슐 내시경은 식도를 지나는 속도를 조절할 수 없고, 위 내에서 캡슐이 조절되지 않아 검사에 필요한 충분한 이미지를 얻기 어려웠다. 이후 나온 캡슐은 위 내에서의 캡슐의 이동은 조절할 수 있었지만 무겁고 비싸며 설치가 오래 걸려 사용이 불편했다.
심찬섭 교수가 연구한 캡슐내시경검사법은 인트로메딕(Intromedic Ltd)사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캡슐을 삼킨 뒤 캡슐을 감지하는 장치가 달려있는 벨트를 상체 중간에 위치시키면 캡슐이 보내는 이미지가 와이파이(WiFi,Wireless Fidelity)를 통해 영상을 전송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캡슐크기는 11x24mm이며 무게는 4.2g이다. 빛이 6개 LED에서 나오고 170도 각도까지 관찰 가능하며 영상은 1초에 3장씩 기록할 수 있다. 이를 마이크로캠 네비시스템이라 부르는데 표준 미로 캠 캡슐과 비슷하게 사람의 몸을 통신매체로 신호와 이미지를 수신기로 전달하는 기술을 사용한다.
심찬섭 교수는 26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캡슐내시경을 이용해 위장관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지원자 모두 불편감은 없었다고 응답했으며 각 부위 별(7곳)에서 70%정도 핵심적인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위의 근위부에서 원위부로 진행은 모든 경우 가능했고, 10분 안에 유문부를 통과하는 것은 50% 가능했다.
각 부위별로 얻어진 영상을 질을 명확하게 보인 경우(CV, Clear View)와 이보다 덜 명확하게 보인 경우 LV(less than clear view), 부위의 핵심적인 특징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흐리게 보이는 경우로 분류해 본 결과, 분문부(Fundus)가 다른 부위보다 CV 수준으로 얻어진 영상이 적었으며 식도위 접합부(EGJ)에서는 92%의 영상이 CV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름까지 관찰되는 경우는 46% 정도였다.
이후 모든 지원자들은 캡슐 검사의 결과를 알지 못하는 내시경 전문의에게 3일 이내 표준 위내시경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캡슐내시경검사에서 나타난 8가지 비정상 소견은 일치했으나 캡슐내시경으로 보이지 않았던 5mm 크기의 작은 점막하종양이 위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됐다. 심찬섭 교수는 이를 캡슐이 근위부 위인 분문부 쪽으로 축(병변을 보는 캡슐의 방향)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심찬섭 교수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 이에 더해 위의 모든 부분을 보기 위해 캡슐을 조절하는 법, 위의 확장, 방법의 표준화, 위 내시경의 도움없이 3차원 해부학을 인지하는 능력 등을 가르치는 것 등이 함께 이뤄지면 캡슐 내시경이 위 내시경검사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건국대병원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