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이르면 내년부터 은행 거래를 할 때마다 개인정보나 전자문서를 일일이 등록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은행권이 차세대 보안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거기에 들어오는 고객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내년 중 블록체인과 관련한 '파일럿 프로젝트(시범사업)'를 적어도 1~2개 가량 시행할 계획이다. 은행권 공동 블록체인망을 이용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고 금융 거래에 따르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가령, 고객은 A은행에게 등록해 놓은 생체정보나 전자문서를 B은행, C은행, D은행에서도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마침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바이오정보 분산관리 표준'을 만들어 공동 블록체인도 탄력을 받게 된 상황이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참여자가 정보를 암호화해 저장 또는 공유함으로써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만든 공공 거래 장부로, 현존하는 가장 안전한 보안시스템이다.
시중은행 전자금융부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이) 블록체인 상에서 공유하면 좋을 만한 업무에 관해 논의했고, 그중 개인인증과 전자문서, 실명확인 등 3가지를 같이 하는 걸로 의견을 모았다"며 "은행들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만한 인증 수단을 개별적으로 개발해 왔는데, 내년에는 공동 바이오 인증을 비롯해 1~2개 정도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상용화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금융기관마다 개별적으로 실시했던 투자성향 분석을 공동으로 처리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서로 엇비슷한 투자성향 분석 방식을 아예 하나로 통합해, 투자성향 분석 한 번으로 각기 다른 금융회사의 투자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개인이 각 금융회사 온라인 사이트상에서 펀드 상품을 사려면 그때 마다 투자성향 분석을 거쳐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블록체인이 금융업계에 자리 잡으면 소비자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금융위는 블록체인을 비롯한 핀테크 기술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5000억원 규모였던 지원금을 내년부터 2019년까지 총 3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제 블록체인 협의회를 시작한 만큼, 구체적인 효과성을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 블록체인 도입으로 금융 서비스 이용료는 낮아지고 이용 시간은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6개 주요 은행들은 오는 30일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전에 논의했던 내용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홍체인식 결제시스템으로 결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