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반도체 시장을 이끌어갈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이 떠오르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역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가 지난 21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AI 컴퓨팅 시대를 위한 인텔의 비즈니스 전략'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인텔코리아
세계 최대 반도체 칩 제조사인 인텔은 최근 AI 비전과 로드맵을 발표, AI 부문으로의 사업 재편을 선언했다. 인텔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인텔 AI 데이'를 열고 머신러닝(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딥러닝(컴퓨터가 사물이나 데이터를 분류) 등 향후 AI 기술 전략을 공개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AI 전용 데이터센터 컴퓨팅 포트폴리오인 '너바나' 플랫폼을 구축하고 4년 안에 플랫폼 학습능력을 100배까지 높이겠다"면서 "AI 기술 향상을 위한 기술 및 개발자 지원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반도체 선두주자인 퀄컴도 AI를 활용한 미래 먹거리 개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퀄컴은 지난 5월 반도체 칩 크기의 초소형 컴퓨터(시스템온칩·SoC)을 활용, '실리콘 뇌'로 불리는 스냅드래곤 신경처리엔진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했다. 해당 칩을 모바일 기기에 삽입해 딥러닝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 반도체 제조사 엔디비아 역시 AI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디비아는 지난 9월 중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와 손잡고 AI를 이용한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최근에는 IBM과 새로운 딥러닝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착수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AI 역량 확보에 적극적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VIV Labs)를 인수해 AI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비브랩스의 솔루션을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반도체 등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과 통합해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SK하이닉스(000660)도 지난달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하면서 사람의 뇌 구조와 유사한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를 개발해 뉴로모픽칩(뇌신경 모방) 연구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내 연구개발(R&D) 성과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학술대회 등을 통해 임직원의 AI 반도체 기술 역량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