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N6형)가 경기 남부까지 퍼지면서 서울 역시 비상이 걸렸다.
AI는 지난 16일 충북 음성군 맹동면 육용오리 사육농가와 전남 해남군 산란계 농가 등 2곳에서 처음 발생한데 이어 전남과 충북, 30일에는 경기 안성과 이천에서도 발생하며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번 AI는 서해안 철새 서식지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 한강 등 철새 도래지가 있는 서울도 안전하지가 않다. 서울 내 철새 도래지는 한강 밤섬과 강서습지생태공원, 성북천 등 총 17곳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는 AI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또 시 산하 보건환경연구원이 서울 내 야생조류 서식지와 동물원, 가금 사육시설에서 조류 분변을 수거해 AI 바이러스를 검사한 결과 아직까지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서울에는 대규모 가금류 사육 농가가 없지만 일부 소규모 사육 시설 57곳에 가금류 총 1905마리가 있다.
아울러 시는 지난달 1일부터 AI 특별대책본부를 가동 중이다. 시는 자치구와 사업소에 방역용 소독약과 방역복 구입 예산을 긴급 투입하고, 1일 1회 예방순찰과 주 1회 이상 소독 등을 실시하는 등 AI 발생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에서 운영 중인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에서도 조류 총 1479마리를 사육하고 있어 내부 관람을 중지하고, 모든 진입차량에 대한 소독과 출입구에 손소독기 설치 등 AI 발생을 방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H5N6형 AI 유전자를 다른 나라에서 확인된 AI 유전자와 비교한 결과 인체감염 위험성을 높일만한 추가 변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조류 폐사체 또는 질병 의심 징후를 발견하면 서울시 동물보호과(1588-4060, 2133-7652)로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나백주 시 AI 방역대책본부장 시민건강 국장은 “동물원과 가금 사육시설에 대한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고, 야생조류 서식지인 한강지역은 물론 중랑천 등 한강의 지천 일대에 방역소독과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께서도 당분간 야생조류 서식지 방문을 자제하고, 가급적 가금류와의 접촉을 피하며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달라”라고 말했다.
지난 29일 오후 방역당국이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 판정이 나온 전남 나주시 공산면 한 종오리 농장에서 예방적 살처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